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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세계 최초 '3부모 아기' 태어나…부작용·생명윤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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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난자+친모 난자 핵'을 '친부 정자'와 수정

뉴스1

'3부모 아이'를 안고 있는 존 장 박사. (출처:New Hope Fertility Center)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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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세계 최초로 부모와 제3의 난자제공자로부터 유전자를 받은 '3부모 아기'가 태어났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난자를 제공받은 요르단 출신 부부 마흐모드 하산과 이브티삼 샤반은 5개월 전 멕시코에서 미국 연구진의 도움을 받아 건강한 사내아이 아브라힘 하산을 출산했다.

아이의 엄마인 샤반은 희귀 유전질환인 리 증후군(Leigh Syndrome)을 앓고 있다. 이는 미토콘드리아 DNA 결함으로 발생하며, 뇌,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악화시킨다.

특히 자녀에게 유전돼 뇌 손상, 근육 축소 등을 일으키며 생후 2~3년 내 사망에 이르게 한다. 샤반은 이 때문에 두 아이를 잃었고, 두 아이는 태어나기도 전에 유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들 부부는 미국 뉴욕에 위치한 뉴호프출산센터(New Hope Fertility Center) 의사 존 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미국에선 3명의 유전자를 이용한 체외 수정을 금지하고 있어 존 장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관련 법이 마련되지 않은 멕시코에서 시술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제공받은 건강한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후 친모의 난자에서 핵만 추출해 주입했다. 난자 제공자의 건강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와 친모의 난핵 유전자가 결합된 건강한 난자를 만든 셈이다.

이어 연구진은 문제가 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된 건강한 난자와 친부의 정자를 체외수정한 후 수정란을 친모의 자궁에 착상시켰고, 부부는 건강한 사내아이를 얻을 수 있었다.

존 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다음달 미국에서 열릴 미국생식의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에서 시술 방식과 결과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학술지 '임신과 불임저널'(Fertility and Sterility)엔 이번 시술과 관련한 초록이 실렸다.

남은 과제는 시술의 성공 여부를 증명하는 것이다. 호주 모내시 대학의 유전 질환 센터장 저스틴 존 교수는 "연구진들은 시술 결과를 바로 발표하는 것보단 동료 연구원의 충분한 검증을 거쳐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부모 아기' 시술은 1990년대부터 시도됐지만 태어난 아이들은 유전 질환을 겪었다. 이번에 태어난 하산도 비슷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하산의 미토콘드리아를 검사한 결과 친모에게서 문제의 유전자가 유전됐을 확률이 1%도 채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생명 윤리 논란도 만만치 않다. 미국에선 '3부모 아기' 시술을 금지하고 있지만 영국에선 지난해 2월 이를 허용한 바 있다.

인간 유전학 경고 협회의 데이비드 킹 대표는 "이는 기업가적인 생식 기술"이라며 "비윤리적이고 무책임하다"며 비난했다. 이어 과학자들이 윤리 경계선을 심각하게 침범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다.

y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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