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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스위스 의회 이민제한법 완화…"英 브렉시트 협상서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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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에서 '상한·쿼터' 조항 삭제…12월 상원서 다시 논의

연합뉴스

생각에 잠긴 스위스 대통령
요한 슈나이더 암만 스위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을 앞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스위스는 2014년 국민투표에서 통과된 이민제한법 문제로 EU와 어려운 협상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스위스 의회가 유럽연합(EU) 시민권자의 이민을 제한하는 법을 완화하기로 했다.

내년 2월 시행하는 이민제한법은 EU 시민권자의 이민에 상한을 두고 쿼터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EU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스위스는 2007년 EU와 협정을 통해 EU 국가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해왔지만 2014년 보수 국민당(SVP)이 주도한 이민제한법이 국민투표에서 50.34%의 찬성률도 통과되면서 EU의 압박을 받아왔다.

EU 의존도가 높은 스위스는 3년 유예기간을 거쳐 법이 그대로 시행되면 EU와 맺은 다른 협정까지 모두 무효가 되는 '단두대 조항'에 따라 120여 개에 이르는 개별 협정을 다시 해야 한다.

스위스 하원 입법위원회는 국민투표로 통과된 이 법에서 상한, 쿼터제 부분을 빼고 대신 기업이 외국인을 채용하기 전 내국인이나 이미 스위스에서 일하는 EU 시민권자를 우선 채용하도록 수정한 안을 마련했다.

부득이하게 업종별, 지역별 상한제를 도입할 때는 EU와 협의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하원은 22일(현지시간) 국민당만 반대하는 가운데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수정안은 올해 12월 상원에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지난주 스위스를 찾은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수정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위스와 EU의 협상을 지켜보면서 이민제한과 EU 단일시장 접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렸던 영국은 협상에서 다소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 "스위스가 잘못을 시인하면서 이민규제와 단일시장을 모두 얻으려던 영국에 충격을 줬다"라고 분석했다.

스위스 의회가 정치적으로 한발 물러선 신호를 보내기는 했지만, EU가 수정안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EU는 EU 시민권자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보장이 있어야 하며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이 스위스 내에서 법 제도적인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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