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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폰카' 무시하지마…DSLR·미러리스도 울고 갈 기량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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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픽셀 탑재 '갤S7엣지' DSLR급 화질 호평…기존 카메라 입지 좁아져 ]

#, 지난 24일 새벽 5시 31분, 충남 천안 상공을 비행하던 이스타항공의 부기장 김재현 씨는 구름 위로 솟구치는 예사롭지 않은 빛줄기를 보고 반사적으로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그가 촬영한 것은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발사한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이 사진은 국내 주요 언론의 1면을 장식했다. 김 부기장이 갖고 있던 스마트폰은 최근에 나온 ‘갤럭시S7엣지’였다. 사진 전문가들은 “동트기 직전 조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정도로 선명한 사진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김 부기장이 촬영한 SLBM 사진은 DSLR(디지털일안반사식) 카메라 못지 않게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스마트폰 카메라의 진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는 동시에 ‘기존 카메라 업계가 앞으로도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다.

머니투데이

◇폰카 앞에서 쪼그라드는 DSLR·미러리스 카메라=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 스마트폰 카메라 때문에 기존 카메라 업계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카메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국내 DSLR과 미러리스카메라를 포함한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판매량은 2012년 50만대 수준에서 지난해 48만대로 줄었다. 올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매달 판매량이 줄고 있는 데다 연 판매량도 지난해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렌즈일체형(콤팩트) 카메라 시장 축소폭은 더 심각하다. 업계 관계자는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2012년 이래 매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판매량 감소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진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카메라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신제품 발표때마다 전작보다 향상된 카메라 성능을 경쟁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카메라 기능에 핵심인 렌즈에 대한 특허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프로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전문가 영역은 어느 수준까지는 건재하겠지만, 폰카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카메라 업계가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듀얼픽셀·광각렌즈로 중무장한 스마트폰…VR시장도 눈독=휴대폰에 카메라가 탑재된 2000년대부터 폰 제조사들은 기존 카메라의 기능을 하나씩 따라잡기 시작했다.

2000만 화소 이상의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카메라들은 손떨림방지기능(OIS)과 조리개 성능 등을 잇따라 추가 도입하면서 콤팩트 카메라와 맞먹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를테면 갤럭시S7엣지 카메라가 DSLR에 버금가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비밀은 듀얼픽셀 이미지 센서에 있다. 최고급 DSLR 카메라에나 들어가는 듀얼픽셀 이미지 센서는 어두운 곳에서도 밝고 선명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LG전자는 자사 스마트폰 G5에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해 1.7배 넓은 135도 광각렌즈를 후면에 탑재했다. 스마트폰 내장형 카메라로는 세계 최대 화각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 트렌드를 활용한 제조사들의 소프트웨어(SW) 개발 역량도 폰카 진화에 한몫했다.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은 직후 보정을 하고 이를 SNS상에서 공유하는 데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앱(애플리케이션)을 속속 내놨다.

새 시장으로 부상한 가상현실(VR) 카메라 시장에서도 폰 제조사들의 민첩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국내 삼성전자, LG전자가 각각 ‘기어 360’, ‘360캠’을 출시해 이미 시장 분위기 파악에 나선 상태인 가운데 소니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과 연동되는 VR 헤드셋을 다음달 출시한다. 니콘은 이르면 연말 360캠을 출시할 예정이다.

김지민 기자 dand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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