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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콜레라 6일째 역학조사…"해수·해산물 오염 가능성 무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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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환자 동선·접촉자 일치 부분 전혀 없어"

환자 접촉자·환경 검체 검사 현재까지 모두 콜레라 '음성'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보건당국이 6일째 국내에서 발생한 콜레라 환자의 역학조사를 하고 있지만, 감염 경로는 여전히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까지 역학조사 결과를 고려할 때 해수와 해산물이 콜레라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판단하고 구체적인 감염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8일 국내 콜레라 환자 중간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첫 번째 환자와 두 번째 환자의 접촉자, 음식 공동 섭취자에 대한 콜레라 검사와 환경 검체를 실시한 결과, 현재까지는 모두 콜레라균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첫 번째 환자와 관련해서는 가족 3명, 환자가 다녀간 식당의 종사자 5명, 병원 접촉자 30명 모두 콜레라균 음성으로 나왔다.

두 번째 환자와 삼치회를 함께 섭취한 사람 11명, 병원 접촉자 39명, 교회 접촉자 8명 등 총 58명 가운데 56명은 음성, 2명은 현재 검사를 진행 중이다.

또 첫 번째 환자가 다녀간 식당의 어류 3건, 조리음식 2건, 조리도구 4건, 음용수 2건, 수족관 물 1건, 해수 6건 등 총 18건을 대상으로 진행된 환경 검체 검사 결과도 모두 콜레라균 음성이었다.

두 번째 환자와 관련해서 진행 중인 음용수 3건, 해수 4건의 환경 검체 검사는 조만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3일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A씨(59)가 콜레라 감염이 확인된 데 이어 25일에는 경상남도 거제에 거주하는 B씨(73·여)가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서 발견된 콜레라의 유전자형은 같지만, 과거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유형이다.

질병관리본부 이상원 중앙역학조사지원단장은 "두 환자의 콜레라 유전자형이 같지만 서로 다른 음식물을 섭취해 콜레라균에 감염된 사례로 파악 중"이라며 "제3자가 첫 번째 환자에서 두 번째 환자에게 콜레라균을 전파했다기보다는 개별적이고 산발적인 콜레라 감염이라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에 앞서 두 환자의 콜레라균 감염 경로를 인근 바닷물과 어패류 오염, 두 환자 사이의 제3자 개입 가능성, 지하수가 오염됐을 가능성으로 파악하고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환자 사이에 제3자가 개입해 콜레라를 전파했을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A씨가 다녀간 거제 내 식당과 B씨가 삼치회를 먹은 교회는 위치상 정반대고 차로 30분 넘게 걸리는 거리다.

B씨는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 휠체어 없이는 거동이 불편해 자택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교회는 1주일에 한 번 가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A씨가 방문한 식당 종사자 가운데 B씨가 다니던 교회의 신도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수 오염으로 콜레라에 걸렸을 가능성도 작다.

지하수가 오염됐다면 같은 지하수를 마신 사람이 모두 콜레라에 걸려 콜레라 환자 발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야 하지만 환자 발생은 현재 2명뿐이다.

질병관리본부도 상하수도 시설이 잘 발달한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해 지하수 오염을 가장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인근 연안의 해수나 어패류가 콜레라균이 오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전문역학조사관 4명을 거제에 파견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수와 해산물에 대한 콜레라균 오염 여부도 세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수산물품질관리원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질병관리본부 곽효선 수인성질환과장은 "콜레라균은 기온과 해수 온도가 내려간다고 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며 "가을까지는 증식하는 능력이 있고 겨울에도 증식하는 능력만 사라질 뿐 발견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두 환자의 동선과 접촉자가 일치하는 부분이 전혀 없기 때문에 각각 드신 해산물이 (콜레라 감염에) 가장 유력한 원인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콜레라 예방을 위해 손을 깨끗하게 씻고 음식은 익혀 먹어야 한다"며 "의료기관은 수인성 설사 환자가 내원하면 콜레라 검사를 하고 콜레라가 의심되면 바로 보건소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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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콜레라 환자 발생 '예방수칙 준수'
국내 콜레라 환자 발생 '예방수칙 준수' (서울=연합뉴스) 대표적인 후진국 병인 '콜레라'가 국내에서 15년만에 발생하자 감염경로와 예방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59세 남성에게서 콜레라가 확진됐다고 23일 전했다. 사진은 감염병 예방 손씻기 홍보자료. 2016.8.23 [질병관리본부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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