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국기연 특파원의 월드와이드뷰] 민족주의 뿌리 둔 근대올림픽, 반세계화 물결 차단 일조할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반세계화의 거센 파고 속에 개막된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리우 올림픽이 세계화와 국제 평화에 기여할지 아니면 국가 이기주의에 바탕한 애국주의의 만연으로 반세계화의 기류를 부채질할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근대 올림픽은 지난 120여년의 역사 동안 국제 정치적인 함의에서 자유로운 적이 거의 없었다. 리우 올림픽은 세계화의 진전에 따른 반작용으로 자국 우선주의, 국가주의, 민족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 열렸다. 영국은 국민 투표로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 결정을 내린 뒤 이번 올림픽에 출전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며 공화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시대가 열린 뒤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우며 중화 민족주의를 부채질하고 있다. 러시아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체제 하에서 팽창주의 대외 노선으로 ‘신냉전’을 선도하고 있다. 헝가리에서는 극우 정당이 정권을 장악했고, 폴란드 정부도 트럼프 식의 외국인 혐오증을 조장하는 등 포퓰리즘이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다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올림픽은 태생부터 민족주의, 종족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올림픽이 선수 개인이 아니라 국가 대표 간 대결이고, 올림픽 정신은 애국심의 다른 표현일 뿐이라고 미국의 시사 종합지 ‘애틀랜틱’ 최신호가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의 신디케이트 칼럼니스트 마이클 바론은 “스포츠 민족주의는 사회 분열을 봉합하고, 정부의 능력을 증진시키며 외부의 공격 앞에 단합할 수 있는 긍정적인 힘으로 결코 나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올림픽으로 글로벌 시민 연대 의식이 증대되고 있다”고 가세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의 레오니드 버시드시키 칼럼니스트는 올림픽이 ‘징고이즘’(강경 대외 정책주의)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리우 올림픽이 스포츠 민족주의를 넘어 반세계화의 물결을 차단하는 데 일조할지 지켜볼 일이다.

워싱턴 특파원 ku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