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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오바마 "힐러리 나보다 훌륭, 美 하나로 뭉칠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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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 대선후보 힐러리]

- 현직 대통령 45분간 찬조연설

깜짝 등장한 힐러리와 포옹… 美최고권력층 사흘간 총출동

첼시, 全大 마지막날 등장할 듯… 트럼프딸 이방카에 날 세워

사흘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서 계속된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전·현직 대통령 부부와 부통령 부부, 부통령 후보 부부 등 최고 권력층이 총출동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틀 전 부인 미셸에 이어 27일(이하 현지 시각) 찬조 연설에 나섰다. 45대 대통령 선거 승리를 암시하듯 45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오바마는 "한 가정의 엄마, 할머니로서 미국의 가치를 위해 평생을 바치고 아이들의 번창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할 후보, 모든 미국인을 위해 기회의 영역을 확대할 단 한 사람은 바로 힐러리 클린턴"이라며 전폭적 지지를 호소했다.

오바마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선택과 관련이 있다"며 "흑인과 백인, 라틴계, 아시아계, 인디언계, 동성애자, 장애인 등 모두가 국기에 대한 맹세와 자랑스러운 깃발 아래 하나로 뭉치는 것이 내가 아는 미국이고, 그런 미래를 믿는 후보는 힐러리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오바마는 퍼스트레이디, 연방 상원 의원, 국무장관을 지낸 힐러리의 경험을 강조하면서 "위기 상황에서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아무리 무너뜨리려 해도 결코 중단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힐러리"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선택을 고민할 필요도 없다"면서 "임금 인상, 공정 과세, 노동자 목소리 확대, 월가 규제 등을 원한다면 힐러리에게 투표하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이제 바통을 힐러리에게 넘겨주고 시민으로서 역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냉소와 공포를 거부하고, 나를 뽑았듯이 힐러리를 다음 대통령으로 뽑으려는 나의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맹공했다. 그는 "칠십 평생 노동자 계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보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여러분의 대변자가 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또 "진정한 해결책 없이 (트럼프는) 슬로건과 공포만 앞세운다. 파시스트와 공산주의자,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그리고 '자생적 선동가(homegrown demagogues)' 등 우리의 가치를 위협하는 이는 누구든 반드시 실패한다"며 트럼프를 파시스트에 버금가는 '자생적 선동가'에 비유하기도 했다. 오바마의 연설이 끝나자 미셸은 트위터에 '역시 내 남편(That's my man)'이란 글을 올렸다.

힐러리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 등장하는 관례를 깨고 오바마가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 나타나 두 팔을 벌려 그와 포옹했다. 행사장은 '오바마' '힐러리'를 연호하는 지지자들 목소리로 떠나갈 듯했다.

조선일보

"힐러리 지지해 달라" 오바마도 출격 -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 웰스파고센터에서 버락 오바마(왼쪽) 미 대통령과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오른쪽)이 함께 청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찬조 연사로 나선 오바마 대통령은“이번 선거에서 냉소와 공포를 거부하고 힐러리가 다음 대통령으로 선출되도록 나와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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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조 바이든 부통령과 부인 질도 나섰다. 바이든 부통령은 "힐러리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로 걸어 들어가는 장면은 자라나는 소녀들의 삶을 바꿀 것"이라며 "최고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은 이틀 전 현역 해병대원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파견된 아들 냇을 거론하며 "나는 힐러리가 (군 통수권자가 돼) 내 아들의 생명을 지켜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트럼프에 대해서는 그의 말투를 흉내 내며 "트럼프는 입만 열면 '나를 믿어 달라'고 하는데, 그동안의 행태를 보면 트럼프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한마디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 큰 호응을 받았다. 히스패닉계 유권자를 겨냥해 중간중간 스페인어를 섞어 연설한 케인은 "힐러리만큼 준비된 후보는 없다"고 했다.

한편 힐러리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8일 외동딸 첼시의 소개로 등장해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첼시는 힐러리의 인간적 면모와 함께 전문성, 애국심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때 '절친'이었던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에 대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첼시는 "이방카에게 질문할 기회가 있으면 '네 아버지가 (남녀 평등과 관련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방카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소개하며 남녀 평등을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윤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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