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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트럼프 '親러시아·푸틴 우호' 발언에… 공화당도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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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 대선후보 힐러리]

- "힐러리 메일 러가 찾아달라" 파문

힐러리측 "국가안보 저해 발언"

'러 美대선 개입설' 관련 큰 파장

폭스 "트럼프, 러 재벌과 연루"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27일(현지 시각) 러시아가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을 해킹하기를 바란다고 밝히면서 대선전이 본격화된 미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또 트럼프가 현재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 푸틴에 대해 우호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둘 사이의 위험한 브로맨스(brother+romance의 합성어·남성 간 친근한 관계)에 당혹해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해킹으로) 힐러리 클린턴의 사라진 이메일 3만건을 찾아내길 희망한다"며 "어쩌면 이미 갖고 있을지 모르겠다. 공개해달라"고 했다. 힐러리가 국무장관 재직 당시 기밀 문서가 포함된 공적 문서를 개인 이메일로 주고받았고, 이 중 3만건 이상을 '사적인 내용'이라며 삭제한 일을 겨냥해 사실상 추가 폭로를 요청한 것이다.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을 해킹한 배후로 러시아가 지목받으며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설까지 불거진 상황이라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큰 파장을 낳았다.

힐러리 측은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 발언"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힐러리의 외교·안보 정책 총책임자인 제이크 설리번은 성명에서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가 외국에 스파이 행위를 부탁한 첫 사례"라며 도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주류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도 "러시아는 우리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친러시아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푸틴이 나에 대해 좋은 얘길 했다는 것 외에 그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도 "내가 대통령이 되면 클린턴보다 미·러 관계를 훨씬 잘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가 러시아 영토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검토해보겠다"고만 언급했다.

한편 폭스뉴스는 25일 "우리가 트럼프의 세금 내역을 볼 수 없는 것은 아마도 그가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 재벌)와 깊게 연루됐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2008년 '러시아에 엄청난 돈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진출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며 "연루 의혹을 부인하는 트럼프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또는 다른 국가가 클린턴의 이메일을 갖고 있다면, 미 연방수사국(FBI)에 제공하라"며 이전의 주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필라델피아(펜실베이니아주)=김은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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