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아마추어적 공격이 테러 지형 바꾼다" WP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뉴시스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독일 열차 도끼 난동과 프랑스 성당 인질극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 테러가 잇따른 가운데,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의 유럽 테러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테러 장소와 주체, 공격에 사용한 도구 측면에서 모두 '임의성'이 높아졌다. 그만큼 예측하기가 어렵고 사실상 모든 장소와 사람이 잠재적인 공격 타깃이 될 수 있어 유럽 정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외진 곳에서 발생하는 아마추어적인 공격이 누구든, 어느 곳이든 갑자기 테러 대상으로 바꿔버린다"고 26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우선 테러 장소의 성격이 다르다. 앞서 IS가 유럽에서 일으킨 테러는 공항이나 지하철 역, 경기장, 카페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개적인 장소를 겨냥한 것이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는 카페와 경기장, 콘서트홀이 대상이었고,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은 공항과 지하철 역이 타깃이 됐다.

그러나 최근 2주간의 테러는 열차칸과 성당 등 미리 예상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일어났다.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미사를 보고 있는 신부와 수녀, 신도를 인질로 잡고 일부를 살해한 것은 처음이어서 국제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IS가 직접 훈련한 조직원이 아니라 이 단체의 사상에 경도된 아마추어 10대들이 저지른 테러였다는 점도 다르다. 파리·브뤼셀 테러는 시리아에서 IS에 가담했다가 유럽으로 돌아간 테러범들이 조직적으로 기획한 범행이었다.

최근에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이 급진주의에 빠진 뒤 자행한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다. 이들은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뜻하는 '외로운 늑대'들의 행동을 부추긴 IS의 선동에 넘어갔다.

기존에 썼던 자살 폭탄 조끼나 총기가 아닌 도끼와 흉기 등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도구를 범행에 이용한 것도 차이점이다.

WP가 인터뷰한 전문가들도 유럽의 테러 양상이 변화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라파엘로 판투치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국제안보연구 국장은 "특정 현상이 대규모로 퍼지고 있다"며 "최근 공격 양상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매우 걱정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판투치 국장은 "(성당 테러처럼) 외지고 한적한 마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국가 전역을 지키는 경찰력이 얼마나 필요하겠느냐"라고 반문하며 "보안군은 꽤 오래 전부터 전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사람들은 지치게 마련이다"라고 지적했다.

국제 테러 단체를 감시하는 시테인텔리전스그룹(SITE)의 리타 카츠 국장은 지난 5월부터 이 같은 공격 양상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슬람 단식 성월 라마단을 앞두고 IS가 음성메시지를 배포해 '외로운 늑대'들의 행동을 촉구한 이후다.

카츠 국장은 "'외로운 늑대'들에게 공격을 촉구한 뒤로 서방 공격이 눈에 띄게 급증했다"며 "이 조직은 새로운 틈새를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츠 국장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IS가 '포르투갈어 충성 서약'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배포한 것을 '틈새'의 예로 꼽았다. 아직 남미 지역에서는 IS 관련 테러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선동에 넘어간 급진주의자가 테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jhkang@newsis.com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