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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혼돈의 유럽> ⑤공포 확산의 주범 IS…테러수법 갈수록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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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식당·공연장 등 다중 시설 '소프트 타깃' 노려

'외로운 늑대'형 테러에 때론 조직적…IS의 선전 수법 진화도 다양화

IS, 서구 기독교 사회와 '종교 전쟁' 전략 구사하는 듯

연합뉴스

(테헤란·카이로=연합뉴스) 강훈상 한상용 특파원 = 유럽 대륙이 잇단 테러에 충격에 휩싸인 배경에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IS는 평범한 민간인이 방문하는 공항과 축제 현장, 음식점, 공연장, 경기장, 성당 등 다중 시설에서 방어 수단을 보유하지 않은 이른바 '소프트 타깃'을 노렸다.

그러나 IS 연계 세력과 그 추종자들의 테러 계획을 사전에 파악·차단 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비밀리에 테러 모의가 이뤄지는 데다 소규모로 조직적이면서 때론 '외로운 늑대' 형태로 테러가 자행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IS의 선전전도 갈수록 진화하면서 '묻지마식' 테러 현상이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IS가 정기 간행물이나 라디오 등 전통적 선전 수법에서 벗어나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선전 수단을 확대하는 가운데 IS 연계 세력의 테러 수법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IS, 소프트 테러로 유럽에 공포 확산

IS는 최근 유럽을 무대로 연쇄 자살 폭탄과 총기, 흉기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시리아와 이라크 북부에 거점을 둔 IS의 실제 대원들이 유럽으로 직접 건너가 테러를 저질렀는지는 불확실하지만, IS는 선전 매체를 동원해 그 배후를 자처했다.

IS 또 추가 테러를 경고하며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으려 하고 있다.

IS 세력임을 자처한 자들의 무차별적 테러 사건이 끊이지 않자 유럽 전체가 IS의 테러 위협을 직·간접적으로 겪게 된 셈이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 올해 3월 벨기에 브뤼셀 테러, 7월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유럽권에 속하는 터키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도 작년과 올해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급기야 26일에는 IS 추종 괴한이 프랑스의 한 성당에 침입해 인질극을 벌인 끝에 신부를 살해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이 사건은 IS가 배후를 자처한 첫 종교시설 대상 테러다

IS는 그간 테러 가담자들을 '칼리프의 전사'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IS는 "이 전사들이 십자군 동맹군 국가"의 군인과 경찰은 물론 민간인, 외국인 관광객 등을 겨냥해 자폭, 흉기, 차량 공격을 저질렀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각국 정부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IS 세력의 기습적인 공격에 이렇다 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형편이다.

특히 테러의 표적이 공항, 항공기, 극장, 성당과 같은 다수의 불특정 민간인이 이용하는 '소프트 타깃'이라는 점에서 IS의 테러를 사전에 막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 출신을 가장한 IS 대원의 유럽 진입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유럽인들이 IS 테러와 중동 출신 난민 유입 문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했다.

사실 작년과 올해 중동에서뿐만 아니라 유럽 등지에서도 IS를 자처한 자폭 공격이 유난히 많이 발생했다.

미국 CNN이 IS의 '칼리프 국가' 수립 선언 이래 2년간 자행된 테러를 분석한 결과 유럽에서만 18차례의 테러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테러가 IS 수뇌부의 직접 지령에 따른 것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IS의 선동이 정부의 감시에서 벗어난 세계 각지의 '외로운 늑대' 형 추종자들, 2~5명으로 이뤄진 조직적 테러범들에게 먹혀들어가 무방비 상태에서 실제 테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본토'에서 수세에 밀린 IS의 역공으로도 볼 수 있다.

IS의 무장조직원 수는 한때 2만명이 넘을 것으로 분석됐으나 국경 통제와 장기간 공습과 전투 등으로 작년부터 꾸준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국제 정보업체 IHS 보고서에 따르면 IS는 최근 15개월간 영토 22%를 잃었으며, 점령지의 인구도 900만명에서 600만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IS의 이라크 근거지 중 한 곳인 팔루자와 IS가 장악해 온 시리아의 고대 유적도시 팔미라도 올해 각국 정부군에 탈환됐다.

◇ IS 건국 선포 2년…본토서 수세 몰리자 외국서 테러 감행

IS는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이 몰락할 즈음 이라크 북서부 수니파 지역에서 조직된 '유일신과 성전'(JTJ)이 그 모태이다.

JTJ는 2004년 10월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AQI)로 개칭했고 2년 뒤 그 지도자 알자르카위가 죽자 '이라크 이슬람국가'(ISI)로 조직명을 바꿔 국가 수립이 목표임을 알리고 알바그다디가 수장을 맡는다.

알바그다디는 2010년부터 조직명을 ISI, ISIS, IS로 바꿔가며 조직을 키웠다.

2011년 3월 발발한 시리아 내전 덕에 IS가 시리아로 비교적 손쉽게 세력을 넓힐 수 있었다.

이라크와 시리아 북부에 실질적 영토를 차지한 IS는 그 세를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혼란이 끊이지 않는 북아프리카로도 넓혔다.

IS의 추종 세력은 서쪽으로는 알제리, 동쪽으로는 아프가니스탄 등으로 확산하면서 거대한 'IS 벨트'가 횡축으로 자리를 잡은 모양새가 됐다.

IS 지지 무장단체는 동아시아에서도 나타났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도 IS에 충성을 맹세한 단체가 등장했다. 이들 단체 대부분은 과거에 알카에다 연계 세력으로 이름을 알린 조직이다.

그러나 IS는 작년부터 미국을 주축으로 한 국제동맹군 등의 지속적 공격으로 수세에 몰린 양상이다.

그 사이 전 세계를 무대로 한 테러 사건은 몇년 사이 급증했다.

지난 2년간 IS 거점인 이라크와 시리아를 제외한 전 세계 29개 나라에서 143차례 테러가 발생해 무고한 시민 2천43명을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CNN은 전했다.

IS가 본토에서 주춤하는 사이 유럽 등 외국에서는 테러가 더욱 잦아졌다.

전문가들은 국제동맹군의 공습과 각국 정부군의 대응으로 정규전 방식의 '영토' 확장이 한계에 다다른 IS가 자살폭탄 테러, 게릴라식 총기 난사와 같은 비대칭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IS는 서방을 겨냥한 테러를 종교 전쟁으로 몰아가기려는 술책을 쓴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방을 1천년전 십자군처럼 이슬람과 무슬림을 공격하는 세력으로 묶어 '중동 대 비중동'의 대결이 아닌 '이슬람 대 기독교'식의 종교적 충돌을 유발하려는 것이다.

이런 구도라면 IS는 자신의 역할을 핍박받는 이슬람의 수호자로 치환해 국제적 지탄을 받는 비인권, 비인도적 범죄를 희석할 수 있다.

IS가 로마와 바티칸시티를 공격 표적 1순위로 상습적으로 지목하는 것도 '천주교와 기독교의 본산'이라는 이유에서다. 서방에서 소외당하는 무슬림에게 이슬람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IS의 이런 계략은 이미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 IS의 선전 수법…정기 간행물·라디오서 실시간 SNS로 바뀌어

IS는 실시간 미디어를 통해 중동과 유럽, 아시아 곳곳에서 일어나는 대형 테러 사건의 소행임을 자처하며 IS에 대한 공포심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다.

IS가 정기 간행물 발행과 육성 녹음 공개 등 기존 방법에서 탈피해 SNS로 글 기사는 물론 사진과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등 선전 효과를 극대화했다.

현재 IS의 대표적 선전 매체로는 '아마크 뉴스통신'이 꼽히고 있다.

아마크 통신은 2014년 8월 IS가 시리아 코바니를 점령할 무렵 등장해 2015년 IS가 세계 각지의 테러 공격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다고 본격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아마크 통신은 이달 24일 독일 바이에른주 안스바흐 음악 축제장에서 15명이 다친 테러 사건, 84명이 목숨을 앗아간 지난 14일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 사건도 IS의 입장을 대변해, 실시간으로 전했다.

올해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이라크 바그다드의 쇼핑몰에서 발생한 테러, 지난해 미국 샌버너디노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등도 아마크 통신을 통해 보도됐다.

실시간 뉴스로 아마크 통신은 이미 IS의 대표적 선전 영문 잡지 다비크, 공식 라디오인 알바얀의 영향력을 앞질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S가 이처럼 테러의 정당성과 세를 과시하는 수단으로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일부 전문가는 적극적인 사이버 대응이 IS 세력 확장을 막는 하나의 중요한 방법으로 여기고 있다.

잠재적 극단주의자들이 IS의 선전에 자극과 영감을 받아 테러리스트로 돌변하는 것을 막으려면 그 선전 수단에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hskang@yna.co.kr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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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니스 테러에 동원됐던 대형트럭 [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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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프랑스 성당 테러 충격…미사 집전 신부 살해
IS, 프랑스 성당 테러 충격…미사 집전 신부 살해 (파리 EPA=연합뉴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성당에서 테러를 저지른, 26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시청 앞 임시 추모단에 한 여성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이날 테러로 신부 1명이 숨지고 신도 1명이 크게 다쳤다. 범인 2명은 경찰에 사살됐다. 괴한들은 아랍어로 신자들을 위협하며 미사를 집전하던 아멜 신부를 인질로 잡은 뒤 흉기로 목을 그어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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