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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르포]"지금 금 시세가?"… 귀금속 시장은 눈치작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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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후 들썩이는 금값… 종로 귀금속 상가 가보니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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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귀금속 도·소매 매장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종로 귀금속 거리 매장. 평일 낮인데도 금 매입·매도 문의가 쇄도했다. 문의 전화는 물론 현장 방문도 잇따랐다.

K귀금속을 찾은 주부 김민희(45)씨는 “최근 금값이 많이 올랐다고 해 금을 팔려고 나왔는데 앞으로 더 오른다는 말들이 있어 고민을 하고 있다”며 “엊그제도 종로에 나왔다가 (금을) 팔지 못하고 되돌아갔다”고 아쉬워했다.

직장인 이석근(32)씨도 “금 투자에 관심이 많아 (점심시간에) 나왔다. 최근 금값이 많이 올랐지만 국제정서가 크게 불안정해 지금이라도 투자 차원에서 조금 구입할까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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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금 시세가 급등한 29일 서울 종로구 귀금속상가를 찾은 시민들이 업주와 거래 상담을 하고 있다.하상윤 기자


귀금속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이 껑충 뛰면서 국내 귀금속 소매시장도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투자자들은 지금이 금을 매입·매도하는 적기로 보고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K귀금속 관계자는 “최근 금값이 갑자기 오르면서 금을 매입하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평소보다 10%정도 늘어났다”며 “금 시세를 물어보는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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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금값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 25일 KRX금시장에서 금 1g의 가격이 5만200원을 기록했다. 금 시세가 1당 5만원을 넘은 것은 2014년 3월 KRX금시장이 개장한 이래 처음이다.

송중길 한국금거래소 상무는 “금 한돈(3.75) 가격이 올 1월 18만∼19만원대에서 4∼5월 20만원대를 넘어선 뒤 현재는 23만원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불안 요인이 많아 올해 국제금값이 온스(28.35)당 1300달러 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다.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온스당 1400달러를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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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금 시세가 급등한 29일 오후 금 거래 문의를 위해 서울 종로구 귀금속상가를 찾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하상윤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쇼크는 국내 실물경제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달러·엔화 값이 급등하면서 서울 명동 사설환전소 일대에 벌써부터 엔화 사재기 조짐이 일고 있다.

명동의 B환전소 관계자는 “지난주까지 100엔당 1000원대 환율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1100원대”라며 “엔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돼 매입만 가능하고 매도는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환차익을 노리는 꼼수로 보였다. 실제로 1만∼2만엔의 소액 거래는 쉽게 성사됐지만 10만엔 이상 거래는 “엔화가 없다”는 이유로 거래가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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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영국의 브렉시트 영향으로 국제 경제가 변동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자료사진


한국은행 관계자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국내외 실물경제가 요동을 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불로소득을 얻기보다는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정지혜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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