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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北 황강댐 무단방류 가능성에 파주·연천 어민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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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북측 무단방류로 각종 어구유실…8월말까지 다시 조업중단

연합뉴스

(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북한이 언제 또 황강댐 물을 무단방류 할지 몰라 답답하네요…"

임진강 하류 경기도 파주시 어촌계장 장석진(53) 씨의 말이다.

본격적인 우기를 맞아 북한이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 물을 무단 방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터전인 임진강에서 가뜩이나 두 달간 제대로 조업을 못해온 어부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6∼17일 통보 없이 두 차례 황강댐에서 초당 400t의 물을 방류했으며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 건설단은 이에 17일 오전 1시께부터 군남댐 수문을 열고 초당 500t의 물을 내보냈다.

25년째 임진강에서 조업하는 장 계장은 당시 황복 조업 철인 당시 임진강에 쳐 놓은 그물 8개 중 7개를 강물에 떠내려 보내고 1개만 간신히 건졌다.

파주 어촌계는 당시 각종 어구가 물에 쓸려 내려가 총 1억2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장 계장은 북한이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황강댐의 수위를 만수위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난 27일 오후 다시 임진강에 드리운 각망 15통을 뭍으로 건져 올렸다.

북한이 언제 또 황강댐 물을 무단방류 할지 몰라 부랴부랴 그물과 어선을 뭍으로 옮긴 것이다.

장 계장은 28일 연합뉴스와 만나 "어민들의 주 소득원인 황복과 새끼 뱀장어가 한창 나오는 지난달 북측이 무단으로 댐을 방류하면서 피해가 막대하다"면서 "지난해 5월 황복과 새끼 뱀장어로 어민 1명당 2천만원 상당의 소득을 올렸는데 올해는 절반도 안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물 등 각종 어구 피해도 피해지만, 당시 큰물이 지나가면서 황복과 뱀장어 치어들이 산란을 못 해 폐사했다"며 "환경 변화로 당장 내년부터 뱀장어와 황복들이 임진강으로 다시 찾아올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이 황강댐의 수위를 만수위에 가깝게 유지해 무단방류 가능성이 커지면서 88명의 어촌계원이 지난 27일 오후부터 오는 8월말까지 사실상 조업을 중단했다"며 "지금 시기에는 뱀장어, 숭어, 쏘가리 등이 제법 잡히는 데 조업을 못 하니 한숨만 나올 뿐"이라고 힘없이 말했다.

임진강 상류인 연천지역 어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7년째 연천지역 임진강에서 조업해온 유재학(63) 어촌계장도 지난달 북한의 황강댐 방류로 뱀장어와 쏘가리, 메기 등을 잡기 위해 설치해 놓은 각망 5개와 통발 110개가 강물에 떠내려가는 피해를 봤다.

연천지역 임진강 상류에서는 어민 14명이 어획 활동을 하는데 당시 확인된 피해만 각망 65개, 통발 950개, 어선 1척 등으로 2천여만원에 달했다.

유 계장은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로 조업에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당국의 권고에 따라 28일 오전 계원들에게 임진강에서 그물과 배를 강에서 걷어 올릴 것을 전파했다.

그는 "뉴스 일기예보에 북한 지역의 강우량 등을 예보해주면 어민들이 자체적으로 그물을 거둬들일 수 있어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임진강 어민들은 "한국수자원공사 측이 댐 방류 1∼2일 전에 미리 방류를 통보해 줘 어민들이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라며 "근본적으로 경색된 남북 관계가 하루빨리 해결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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