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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무려 30년 만에"…日 '부동산 거품' 경고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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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은행권 부동산 대출 사상 최대치…770조원

부동산 수익률 3.7%, 20년 국채 이자의 46배

뉴스1

일본 도쿄의 한 건설 현장.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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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일본 은행들이 부동산 익스포저 통제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쿄스타은행은 최근 부동산 대출 채권의 평균 만기 줄이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토모미쓰이트러스트홀딩스의 부동산 부문 대표인 후지이 미치야는 “부동산 가격의 하방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가장 우려되는 신용 위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미치야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대출 확대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설명하며 “부동산 시장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는 향후 도쿄의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일본의 부동산 대출 규모는 1980년대 후반 자산 버블 당시보다 큰 수치를 나타냈다. 지난 4월 일본은행은 “부동산 전반에서 과열의 징후가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하며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주요 도시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를 주시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다이와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도쿄 지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11% 뛰어올랐다. 마이너스 금리에 맞서 일본 투자자들이 채권 같은 고정수익 자산이 아닌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며 가격 급등세가 연출됐다. 이와 함께 일본 은행들의 부동산 대출도 67조엔(771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도쿄 중심부 상업용 부동산의 지난 1분기 평균 기대 수익률은 3.7%를 기록해 지난 2007년 중반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현재 20년 국채 수익률이 0.08%인 것과 비교해 무려 46배나 높은 수치이다.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달에만 8bp(bp=0.01%) 떨어져 마이너스(-) 0.2%에 거래되고 있다.

스미토모미쓰이의 부동산 연구원인 다니구치 가쓰미는 “부동산 시장에 존재하는 하방 리스크를 감안할 때 지금은 결코 대출에 나설 시점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말 중요한 것은 언제 시장 움직임이 변화할지와 우리의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견고하게 버티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단기 내에 부동산 시장이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건설업체 및 투자회사들이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지나치게 길다는 점도 일본 은행들의 우려감을 더하고 있다. 일례로 일본 최대의 리츠(부동산투자신탁)인 니폰빌딩펀드는 이번 달에 1%의 금리로 3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미쓰비시건설은 0.789%의 금리로 4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도쿄 소재 존스랭라살의 일본 리서치 부문 대표인 아카기 다케시는 “신규 부동산 매물을 찾기 매우 힘들다”며 “부동산 투자 과열은 펀더멘털 개선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대출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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