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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대만 항공업계 사상 첫 파업…3만여승객 발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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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항공 노조 시위장서 '님을 위한 행진곡'…근무조건 개선요구

연합뉴스

중화항공 승무원 노조의 파업 시위[타이베이 독자제공]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대만 국적 항공사인 중화항공(中華航空·China Airlines) 승무원 노조가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대만을 오가는 항공편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25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중화항공 노조의 파업으로 전날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타이베이 타오위안(桃園) 공항과 쑹산(松山) 공항에서 출발하는 중화항공 전편이 중단된데 이어 이날도 56개 항공편 운항이 취소됐다.

이에 따라 전날 2만여명의 예약 탑승객들의 발이 묶인데 이어 이날도 1만여명의 승객들이 타오위안공항의 중화항공 카운터에 모여 운항 개시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중화항공 노조가 27일 자정부터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26일도 일부 결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 18일 조합원 2천63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파업 찬반 투표에 2천548명(95%)이 참가, 99%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됨에 따라 24일 자정을 기해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대만 항공업계 사상 최초의 파업이자 대만 노동계에서 최다 인원이 참가한 파업으로 기록됐다.

노사 양측은 파업 돌입후 긴급 협상을 벌여 노조의 7개 요구항에 대해 합의를 이루고 노조는 27일부터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사측은 노조가 요구한 근무조건 개선 및 임금 인상안을 전부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중화항공 승무원 500여명은 타이베이 중화항공 본사 앞에서 야간 시위를 벌이며 무기한 운항 중단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들은 중국어로 번안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수차례 불렀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노조는 그간 근무시간은 늘어난 대신 휴식시간과 급여는 크게 줄었다며 사측을 상대로 휴일 보장, 근무시간 산정방식 변경, 국경일 및 공휴일 근무에 대한 추가 임금 지급 등을 요구해왔다.

현재 중화항공 승무원의 월평균 급여는 5만∼6만대만달러(약 200만원)로 20년 전보다 30% 감소한 반면 근무시간은 75∼120시간으로 15∼30시간 늘어났고 승무원 1명이 담당해야 할 승객도 2배 증가한 50명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뉴질랜드 비행의 경우 10일의 휴식이 보장됐으나 현재는 24시간 이하로 줄었다"며 "누적된 피로는 고스란히 고객서비스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화항공측은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를 마련 중이라며 예약 탑승객의 의사에 따라 수수료 없이 비행시간을 바꿔주거나 요금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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