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한·아프리카, 청년 1만명 쌍방향 교류 추진"

역대 한국정상 최초 아프리카연합(AU) 특별연설

"맞춤형 새마을운동으로 아프리카 각국 발전에 기여"
"아프리카, 北 핵개발 포기토록 협력해달라"

【아디스아바바=뉴시스】김형섭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저는 아프리카의 청년고용 기회를 증진시킬 '쌍방향 1만명 교류 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국빈방문에 나선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소재 아프리카연합(AU) 본부에서 가진 특별연설을 통해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체득한 다양한 개발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교육은 세상을 바꾸는데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의 말을 언급하면서 "아프리카의 가장 큰 잠재력은 역시 사람, 특히 청년과 여성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창의력과 열정으로 가득한 아프리카의 젊은 세대와 건강한 환경에서 꿈을 키우며 성장하는 소녀들은 아프리카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아프리카 청년 1만명 교류 계획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5년간 아프리카의 인재 6000명에게 한국이나 아프리카에서 교육받고 훈련받을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 봉사단 4000명을 아프리카에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가 작년 12월 유네스코에서 발표했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구상에 따라 직업기술교육과 ICT 교육을 펼쳐 전문 인력 양성을 돕겠다"며 "올해를 '여성권리에 초점을 둔 인권의 해'로 지정한 AU와 자라나는 소녀들의 교육과 보건, 미래역량 분야에서 적극 협력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의 보건과 전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일조해 나갈 것"이라며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이 직면하고 있는 토지황폐화, 물 부족, 식량 부족 같은 기후변화 대응에도 한국에 소재한 녹색기후기금(GCF),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을 통해 함께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한국이 아프리카와 진정 나누고 싶은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의식이다. 한국 근대화의 토대가 됐던 새마을운동은 단순한 개발 운동이 아니라 스스로 일어서도록 만든 정신혁명 운동이었다"며 새마을운동 협력 의지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저는 아프리카의 '우분투(Ubuntu·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 정신에서 새마을운동과의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한국은 아프리카 특성에 맞는 맞춤형 새마을운동이 아프리카의 크고 작은 농촌, 나아가 각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통해 출범하는 한국형 개발협력 모델인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사업과 관련해서는 "보건, 음식, 문화 등의 기능을 담은 트럭이 여러 지역의 주민들을 찾아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서로의 문화도 소개함으로써 한국과 아프리카가 서로 마음과 마음으로 연결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아프리카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는 "아프리카의 풍부한 노동력과 천연자원이 한국의 기술력 및 자본과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아프리카 경제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ICT, 의료, 환경, 과학기술 등 여러 신성장 분야에서 한국이 갖고 있는 강점과 아프리카의 창조적 인재들이 결합하면 아프리카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평화·안정과 관련해서는 "AU를 통한 레벨 2급 의료시설을 말리에 지원하는 방안을 AU, 유엔과 협의 중에 있다"며 "앞으로도 AU 평화기금에 재정적 기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아프리카 해적 퇴치와 평화유지군 파견 확대도 지속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며 "저는 아프리카와 한국이 테러리즘과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응해 나가는 데 있어서도 정보 공유 등을 통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한국은 북한의 핵개발로 심각한 안보 위기를 겪고 있는데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이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고 국제 공조에 동참해 준 데에 감사드린다"며 "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비핵지대조약'을 이끌어낸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기존의 제도적 기반을 넓히고 굳건히 해 협력의 틀을 강화해갈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2018년 아프리카 개발은행(AFDB) 연차 총회의 우리나라 개최와 관련해 "이를 계기로 한국이 2년마다 개최하고 있는 '한-아프리카간 경제 협력 장관급회의'도 같이 개최해 경제 협력 강화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아울러 한국과 AU는 정책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상호 이해와 협력의 폭을 더욱 넓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한국과 아프리카가 걸어온 길은 다를 수 있지만 앞으로의 발전과 성취의 길은 함께 걸어갈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한국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 마음을 여러분과 나누면서 함께 성장하고 상생 발전해가는 협력의 파트너십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아프리카와 한 방향을 바라보면서 함께 가고자 한다.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함께 한다면 우리의 꿈인 평화, 번영, 통합이라는 목표에 이를 수 있다"며 "이 과정에 한국은 아프리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아프리카의 아픔과 꿈을 공유하면서 상생 호혜의 정신을 살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AU는 아프리카의 단결과 협력 증진을 위해 2002년 결성된 정부간 기구로 모로코를 제외한 54개 아프리카 국가가 멤버다. AU 본부를 방문해 연설에 나선 한국 정상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아프리카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상생의 동반자'라는 제목의 이날 특별연설은 AU 최초의 여성 집행위원장인 들라미니 주마 AU 집행위원장과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 현지 외교단, 국제기구 대표, 에티오피아 각계 주요 인사 등 1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AU 연설에 대해 "아프리카와의 포괄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정책비전 제시를 통해 책임있는 중견국으로서 아프리카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확대해 우리의 외교·경제적 역량의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특별연설에 앞서 주마 AU 집행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한-AU 공동 발전을 위한 대화채널 운영 ▲대(對)아프리카 개발협력 ▲평화·안보 협력 ▲한반도 문제 등 다양한 협력분야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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