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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주말 N 여행> 美대통령 일본 가는데…이름 같은 원폭 피해지 오바마(小浜)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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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현의 온천마을 새삼 눈길…105m 日 최장 바닷가 노천 '홋토홋토 105' 유명

연합뉴스

시원한 바다의 전경과 파도소리가 매력인 오바마 노천온천 (성연재 기자)


(규슈=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원폭 피해지 히로시마(廣島) 방문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또 다른 원폭 피해지인 나가사키현(長崎縣)에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과 똑같은 여행지가 있어 새삼 눈길을 끈다.

그곳 이름도 바로 '오바마(小浜)'다.

오바마는 나가사키(長崎) 현 남쪽 시마바라(島原) 반도 가운데 바다 한쪽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일본에서 가장 긴 족욕탕이다.

일본 최대 족욕탕으로 길이가 무려 105m나 되는데, 이름이 '홋토홋토 105'다.

'뜨겁다 뜨거워 105' 정도로 해석하면 되는데, 바닷가를 따라 길게 자리 잡고 있는 온천에서 발을 담그면 여행의 피로가 싹 달아나는 기분이다.

입구에는 뜨거운 온천의 증기에 달걀을 익혀 먹을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증기가 엄청나게 뜨거워 화상을 조심해야 한다.

오바마는 시내 곳곳에 이처럼 달걀 등을 데워먹을 수 있는 시설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야말로 '핫한' 곳이다.

홋토홋토 105 바로 근처에는 아름다운 다치바나만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대중 노천온천도 있다.

와카(和歌) 작가로 유명한 사이토 모키치가 이 곳을 방문해 읊은 노래비가 '석양의 광장'에 세워져 있다.

해안가에 세워진 온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따로 안내인도 없다.

300엔을 넣고 바로 훌러덩 옷을 벗고 내려가면 새파란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값비싼 전통 료칸을 들르지 않더라도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파도 소리와 시원한 바닷냄새가 어울려 상쾌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실상 오바마는 그렇게 유명한 여행지는 아니었다.

규슈 서쪽의 유명한 온천인 운젠 온천 바로 옆 동네에 있어 잠시 들러 쉴만한 곳 정도의 역할을 하는 곳이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이름이 같다고 알려지며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관광협회 앞에 있는 오바마 인형이 '여기가 오바마 대통령과 연관있는 곳이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원폭 피해 지역 가운데 한 곳인 나가사키현에 오바마란 곳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만 더 알려졌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왔을 지도 모를 일이다.

자리를 옮겨 운젠으로 향하면 산 가운데서 연기가 올라오는 장면들을 관찰할 수 있다.

바로 운젠(雲仙)이다.

운젠은 과거 온천 휴양지로 명성을 날렸다. 지금도 여전히 멋진 전통 료칸에서 온천휴양을 즐길 수 있다.

운젠의 가장 유명한 곳은 바로 운젠 지옥.

마치 지옥에 온 것처럼 자욱한 유황 안개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전통적인 볼거리 이외에도 운젠은 등반지로서 가치도 높다. 운젠 노르딕 워킹 등을 통해 운젠을 오르면 만족도가 상상 이상이다.

◇ 먹거리

역시 신선한 해산물이 주를 이루는 가이세키 요리를 빼놓을 수 없다.

오바마나 운젠에는 수없이 많은 전통 료칸이 있다.

전통 료칸의 가이세키 요리나 바닷가의 허름한 요릿집에서도 깔끔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오바마 해안 족탕 근처 해산물시장 무시카마야(蒸し釜や)에도 먹을거리가 즐비하다.

운젠의 자연과 외국인 피서지가 키운 온천 레모네이드도 빼놓을 수 없다.

달콤한 옛날 사이다 맛이 난다.

◇ 가는 길

나가사키 공항에서 나가사키 시내를 거쳐 운젠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드라이브 코스로 알맞다.

나가사키역 건너편에서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

대중교통은 불편해 차를 빌리는 편이 낫다.

polpor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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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젠 바로 옆의 오바마(성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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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 필수 코스인 '홋토홋토 105'(성연재 기자)
105m에 달하는 족탕이 해안을 따라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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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언제든 달걀을 익혀먹을 수 있다(성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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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협회 앞의 오바마 인형
(나가사키 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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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료칸의 석식 서비스
운젠지역 전통 료칸은 방으로 직접 음식을 날라다 주는 전통을 고집하는 곳이 많다. 일본의 수많은 전통여관 가운데서 이런 전통을 고집하는 곳은 이제 많지 않다. (성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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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황연기 뿜어져 나오는 운젠(성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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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젠 전통 료칸의 정식요리(성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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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 해산물이 특징인 나가사키 지역의 맛집 메뉴들(성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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