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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변비가 피부를 망친다고?…'일주일 3번' 배변하면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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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빠진 피부를 변비 탓으로 돌리는 건 의학적으로 근거 없어

대변 증상 습관적으로 참고 공중화장실 꺼리면 증상 더 키워

뉴스1

변비 때문에 피부나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여성. 이는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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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나빠진 피부를 변비 탓으로 돌리는 젊은 여성들이 많다. 대변이 몸속에 오래 남아 숙변이 되고 해로운 성분이 피부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성무경 건국대병원 외과 교수(변비·변실금 클리닉)는 진료실에서 이런 하소연을 들을 때마다 변비에 대한 오해가 크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오히려 변비 때문에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는 게 피부 건강을 더 해친다. 일회성 장세척도 대안이 아니다. 숙변이 일시적으로 없어져도 피부가 좋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배변량 적으면 변비…아랫배 묵직하고 구역질 후유증도

의학적으로 변비 증상은 다양하다. 배변을 자주 하지 못하는 것뿐 아니라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거나 배변량이 적은 것도 변비로 본다.

어떤 증상이든 변비 자체가 질병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어떤 질병의 한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변비 증상이 있으면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게 우선이다. 다른 질환으로 변비가 생기지 않았다면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흔히 매일 배변을 하지 못하면 변비라고 생각한다. 의학적으로 일주일에 세 번 정도만 배변을 하면 변비가 아닌 정상이다. 다만 배변 간격이 길어질수록 대변이 딱딱해져 화장실에서 힘을 주는 경우가 생긴다.

성무경 교수는 "대변은 몸에 필요 없는 찌꺼기이고 오래 몸속에 남으면 숙변으로 생각한다"며 "해로운 성분이 몸에 흡수돼 건강이 나빠진다는 생각은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변비 자체가 심각한 증상이 아니지만 종종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아랫배가 항상 묵직하고 구역질까지 나는 소화불량 증상이 대표적이다.

배변 간격이 길어지면 변이 딱딱해지고 항문에 자주 힘을 줘 치질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드물지만 변이 장을 막아 장폐색을 일으키거나 변실금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대장암이나 직장암 증상 때문에 변비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나친 스트레스도 소화불량 증상을 일으킨다.

◇주요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과자류 군것질 금물

변비는 대부분 잘못된 식습관이 원인이다. 동물성 지방이나 아이스크림 같은 정제된 당류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자주 먹고 식물성 섬유소를 적게 먹으면 증상이 심해진다.

대변이나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습관적으로 무시하는 것도 변비를 유발한다. 아침에 바쁘게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공중화장실 이용을 꺼리는 사람들이 주로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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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화장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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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원인은 대장 무력형과 출구 폐쇄형 변비를 꼽는다. 대장 무력형 변비는 대장 기능이 떨어져 변을 직장 쪽으로 밀어내지 못하는 경우다. 출구폐쇄형은 직장항문 근육 기능이 떨어지면 정상적인 배변에 어려움을 겪는다.

변비는 대장 내시경이나 방사선 촬영, 배변 조영술, 항문 근전도 측정 등을 통해 진단을 내린다.

의료기관에서 변비 진단을 받으면 식습관부터 고쳐야 한다. 식물성 섬유소가 풍부한 오이나 양상추, 양배추, 브로콜리 등을 많이 먹는 게 좋다. 틈나는 대로 물도 많이 마신다.

규칙적인 운동은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대변 증상을 느끼면 참지 말고 즉시 화장실에 간다. 치료약은 증상과 환자 상태에 따라 의사가 진단 후 처방한다. 자극성 변비약은 효과가 바로 나타나 인기가 많은데 장기간 사용하면 자칫 내성이 생겨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은 아침 산보 정도면 충분…장세척은 일시적 효과

변비 증상을 줄이는 운동은 아침 산보 정도면 충분하다. 바이오피드백 요법도 고려할 만하다. 이 요법은 환자가 항문에 감지장치를 두고 연결된 컴퓨터 화면으로 자신의 항문근을 수축하고 이완하는 연습을 하는 방식이다.

항문근을 조절해 배변 때 힘들이지 않고 변을 내보내도록 스스로 훈련하는 치료법이다. 출구 폐쇄형 변비 증상에 주로 적용한다. 아무런 부작용이 없어 부담 없이 할 수 있지만 한 달 이상 꾸준히 훈련하는 인내심을 보여야 치료 효과를 본다.

심한 대장 무력형, 출구 폐쇄형 중 직장류 같은 구조 이상이 있으면 드물지만 수술적 치료법을 시행한다.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꼭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장세척을 받은 후 숙변이 없어지고 피부가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시적인 효과에 불과하다.

대개 장세척은 관장을 기계적으로 반복해 대장을 씻어내 숙변을 없애는 원리다. 생각해볼 문제는 변비가 숙변에 의해 생기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변비 때문에 숙변이 생기므로 그 원인을 찾아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성무경 교수는 "결국 장세척은 일회성 효과 밖에 없다"며 "숙변이 일시적으로 없어졌다고 해서 피부가 좋아질 리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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