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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TF현장] '100만 인파 북적' 인천국제공항, "내가 간다,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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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인천국제공항엔 설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올해 설 연휴 여행객이 지난해 보다 16.4% 정도 더 많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인천국제공항=이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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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인천국제공항=김아름 기자] "비행기 탑승 시간까지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귀성 차량이 그렇게 많을 줄 상상도 못했다. 큰일났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앞에서 두 남성 승객이 한숨을 내쉬며 발을 구르고 있다. 이들은 설 연휴를 맞아 동남아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었으나 도로 위 귀성길 차량 증가로 결국 탑승 시간을 놓쳐버렸다. 결국 카운터로 돌아가 다시 예매를 알아보는 수고를 해야 했다.

5일 인천국제공항(이하 인천공항)이 민족의 대명절인 설 연휴(6~10일)를 앞두고 분주하다. 짧게는 5일에서 최장 10일이란 '황금연휴'로 해외로 나가려는 인파들이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하루에만 9만6000여 명이 해외로 떠났으며 입국 승객은 17만3000여 명이다. 이번 설 연휴 기간 동안 100만 명이 넘게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예상했다.

설 연휴 인산인해를 이룬다는 공항의 분위기는 출국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느낄 수 있다. 연일 보도되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도 공항 테러에 대한 위협도 기우에 불과했다.

출국장 게이트 앞은 물론이고 여객터미널로 이어지는 통로에도 연신 캐리어와 배낭을 멘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무거운 짐이 성가실 법도 한데 여행을 간다는 이유로 하나같이 들 뜬 표정이다. 여객터미널 개찰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서울에서 출발한 공항철도가 도착할 때마다 여행객들이 물 밀듯 쏟아져 공항을 빠져 나가려는 사람들이 공항철도 개찰구를 쉽사리 이용하지 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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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2층 트레블센터엔 직원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나와 이용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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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출국장으로 발을 옮기니 눈 앞엔 생각 이상의 여행 인파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오고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명절의 기분은 느낄 순 없었다. 다만 공항 2층에 마련돼 있는 트레블센터 근무자들의 한복 차림과 인천공항에서 마련한 이벤트들로 설을 느낄 수 있었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중앙 밀레니엄홀에선 국악 공연이 진행, 여행객들의 발걸음을 잡고 있다. 맨 앞줄에서 이들의 공연을 관람하는 60대 노 신사는 "자녀들과 올해는 함께 여행을 가게 됐다"며 "설 명절에 이래도 되나 염려됐으나 가족 모두가 함께 한다고 생각하니 즐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공연도 진행되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가족 단위의 이용객들도 많았으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나 홀로 여행족'이다. 대부분 20~30대로 보이는 이들은 캐리어 하나와 가벼운 가방만 하나 멘 채 통화를 하거나 여행 책자를 살펴보는 등 발권 게이트가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다. 트레블센터에도 혼자 온 것으로 보이는 여행객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독일로 향한다는 한 여성 이용객은 "설 연휴를 맞아 직장에 연차를 내고 왔다"며 "눈치 보지 않고 오래 여행하며 쉴 수 있기에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객 역시 "어차피 명절에 집에 가도 월급 또는 직장 등 미래에 대한 얘기 밖에 하지 않는다"며 "그냥 혼자 이곳저곳 다니며 쉬고 싶다"고 답했다.

이에 한 여행사 관계자는 "확실히 혼자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이 많다"며 "1인 가족 계층이 늘어난 것도 이유라고 꼽을 수 있으나 보통 일에 치인 사람들 대부분이 휴식을 취하고자 여행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해외항공 예약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한 결과 혼자 항공권을 예약한 이용객이 2014년 대비 2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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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심사대엔 발권을 끝낸 뒤 출국 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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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행객들의 규모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출국 심사장이다. 5m 높이의 거대한 칸막이로 가려진 4개의 출국 심사장 입구엔 출국 심사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길게 줄이 늘어서 있는 탓에 지나다니는 것 조차 쉽지 않다.

자녀들과 함께한 여행객들은 긴 출국 심사에 지친 아이들을 달래고자 잠시 줄에서 빠져나와 마실 것이나 먹을 것을 사들고 돌아오는 등의 모습도 보였다.

이에 공항 내에 자리한 카페 직원은 "지카 바이러스에 공항 테러 소식 등으로 이용객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난 설보다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역시 "확실히 평일보다 정신이 없다"며 "9,10일에도 이 정도 규모의 인파가 입국 때문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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