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연구원 출신 국회의원인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사진)은 지난 2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포괄임금제(★아래 용어설명)에 대한 견해와 국회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은 의원은 먼저 "포괄임금제는 기본적으로 실제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일정한 임금이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연장, 야간, 휴일근로를 가능하면 줄이도록 한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해석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노동자 건강 문제 등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에 대해서는 사용자에게 무거운 경제적 부담을 지우고 있다.
그는 또 "실제로 하급사무직, 판매직, 서비스직이나 전문직 등 근로시간을 계산할 수 있어 (포괄임금제 적용이 필요없는) 직업군에서도 실제 계약된 근로시간보다 더 오래 일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 점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은 의원은 "포괄임금제가 저임금, 장시간 근로로 이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원 판례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이 제도 자체가 오래전부터 판례에 의해 형성되고 굳어졌기 때문에 법관들의 생각이 바뀌고 판례가 바뀌어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은 의원은 "포괄임금제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적용되도록 국회 입법을 통해 개선해야 할 문제"라며 "포괄임금제를 채택할 때도 반드시 근로자 본인의 명시적 동의와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함께 얻도록 하는 등 포괄임금제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포괄임금제에 대한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 입법을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포괄임금제와 관련해 노동자와 사용자 간 분쟁은 노동시장 유연화가 진행된 최근 들어 더욱 빈번해졌다. 그러나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다. 은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포괄임금제가 장시간 근로를 고착화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높지 않았다"며 "지금까지의 분쟁도 단지 계약 당사자 간의 분쟁으로만 여겨져 왔던 점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은 의원은 노동시장 현실과 관행을 반영해 포괄임금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용자 측 견해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그는 "사용자 편의 때문에 헌법상의 근로권이 부인되거나 축소될 수 없고 근로시간 규제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근간이 훼손되는 것은 더욱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은 의원은 "포괄임금제뿐만 아니라 주 40시간제 확대적용, 주 5일 근무제 정착, 근로시간과 휴식시간 특례사업 축소, 근로시간 적용 제외 대상 업무 단계적 축소 등 산적해 있는 노동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도 저임금, 장시간 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용어설명
-포괄임금제: 연장·야간·휴일근로 등 시간외근로 등에 대해 법정수당을 실제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미리 약정해 지급하는 임금제도. 근로기준법 등의 법령에 근거하지 않고 근로계약을 해석하는 판례에 근거해 통용되고 있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