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대안 없다" 결론… 환경단체들 반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활강경기장이 당초 계획했던 정선 가리왕산 중봉으로 결정됐다.
산림청과 강원도는 지난해 7월 동계올림픽 유치 이후 1년 가까이 환경훼손을 이유로 논란과 갈등을 빚어온 동계올림픽 스키 활강경기장으로 중봉을 선정했다고 20일 발표했다.
김현식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표고 차 800m 이상, 슬로프 길이 3km 이상인 두위봉과 상원산, 만항재 등 영월ㆍ정선 일대 대안지역을 방문해 실사를 벌인 결과, 동계올림픽 활강 경기장으로 정선 가리왕산 중봉을 최종 선택했다"고 밝혔다.
가리왕산 중봉은 멸종위기 식물이 다수 자생하는 곳으로, 스키 활강경기장이 들어설 경우 92ha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훼손이 예상돼 환경단체 등은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산림청은 4월부터 환경단체와 학계, 스포츠 전문가 등 10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꾸려 7차에 걸쳐 회의를 개최한 결과, 가리왕산 중봉 이외 에는 대안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지 실사 결과, 정선 두위봉은 슬로프 하단부 경사도가 국제스키연맹(FIS) 공인기준(17도 이상)을 충족하지 못했다. 평창 상원산은 산의 토사를 처리하는 데만 최소 40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영월 만항재는 햇빛을 많이 받는 남사면에 위치해 설질(雪質) 관리가 어렵고, 선수들의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대안부지에서 제외됐다. 중봉은 이런 면에서 다른 곳에 비해 우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이번 발표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가리왕산 보전과 환경동계올림픽실현을위한대책위와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산림과 희귀동식물을 보호해야 할 역할을 저버린 산림청은 존재 가치를 상실했다"고 비난했다. 녹색연합은 "국가가 지정한 산림보호구역이 개발논리에 훼손 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원도와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산림청이 가리왕산 일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해제하는 대로 본격적으로 스키장 공사에 들어가 2016년 10월 완공할 예정이다.
춘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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