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3 (월)

‘메르스 사태 경질’ 4개월 만에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임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금공단 구조 개편 나설 듯

노조 “국민 우롱한 것” 반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부실 대응해 경질됐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복지부는 31일 지난 10월 말부터 공석인 연금공단 이사장에 문 전 장관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연금공단 임원추천위원회는 공모에 지원한 문 전 장관을 정진엽 복지부 장관에게 이사장 후보자로 추천했으며, 정 장관이 문 전 장관을 제청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했다. 이사장 임기는 3년이다.

문 신임 이사장은 이날 오후 4시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연금은 우리 세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후세대를 포함한 모든 세대를 위한 제도”라며 “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처럼 현세대의 이익만을 극대화한다면 결국 그 짐은 우리의 후세대들이 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 재임 시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자’는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요구에 대해 “세대 간 도적질”이라며 반대한 바 있다.

문 이사장은 기금운용본부의 공사 독립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관 시절에도 기금 운용의 전문성과 수익률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연금공단에서 기금운용본부를 독립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 문 이사장은 “우리가 거인이 된 기금에 걸맞은 옷을 입고 있는지 아직도 어린아이의 옷을 입고 있는 건 아닌지 되짚어봐야 할 것”이라며 “거대 기금 규모에 걸맞은 조직체계 개편과 인적자원의 전략적 배치,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로 선진화된 투자와 운용 시스템을 정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금공단 노조는 기금운용본부 독립에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문 이사장의 취임식을 앞두고 농성을 벌였으나 취임식 강행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메르스 사태의 책임자가 4개월 만에 복귀한 것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문 전 장관은 메르스 사태를 방치해 38명의 생명을 앗아갔으며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불신을 야기한 자”라면서 “그런 사람을 국민연금 이사장에 임명한 것은 철저하게 국민들을 우롱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