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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메르스 경질'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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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세종=뉴시스】김지은 기자 = 문형표(59)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4개월 만에 산하 단체 이사장에 복귀하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문 전 장관을 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신임 문 이사장은 지난 11월3일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이후 약 2개월간의 후보자 공모, 심사 및 추천 등의 절차를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이 제청했고 대통령이 임명했다.

이사장 공모에는 문 전 장관과 지방대 교수 2명 등 총 3명이 지원했다. 당초 20여명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문 전 장관 지원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당수가 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장관이 공모에 지원했을 때부터 복지부 안팎에선 사실상 내정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와 지속가능성 제고 등 시급한 제도 개선과 기금운용 선진화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평생동안 연금학자로서 쌓아온 전문성과 장관직 수행 시 조직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이사장으로서 필요한 역량과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전 장관은 1989년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선임연구위원과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등을 지낸 연금전문가다.

우리나라 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에 관한 연구와 경제위기에 따른 분배구조의 변화와 시사점,공적연금의 재정적 고찰 및 개선과제, 복지지출 수준의 평가와 전망 등 주로 공공경제학을 연구했다.

이러한 이력으로 2013년 12월 기초연금 파문을 잠재울 구원투수격으로 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지난 8월 메르스사태에 책임을 지고 취임 1년 9개월 만에 장관 자리에서 물러났다.

메르스 사태 대응 부실로 경질된 지 4개월만에 산하단체 이사장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이번 인선을 두고 시민사회의 비판은 거세다. 메르스 방역 현장을 책임졌던 공무원은 현재 감사원 감사에 따른 징계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수장은 공직에 복귀하는 꼴이어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국민연금 노동조합은 이사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연금 노조는 이날 전북혁신도시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의 반대에도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됐다"며 "메르스 사태 주범의 국민연금 이사장 내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사장 공모는 사전에 내정된 문 전 장관을 임명하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았다"며 "문 전 장관은 지난 5월 여야가 소득대체율 50% 향상을 합의했을 때 '1700조 세금 폭탄론', '보험료 두배 인상', '세대간 도적질' 등 왜곡된 발언으로 합의를 번복시킨 장본인이다"고 비판했다.

문 전 장관이 이사장에 오를 경우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공사 설립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질되기 전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 등을 담은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이럴 경우 국민 노후 자산인 국민연금 기금이 지나치게 수익성 위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사장 임기는 3년이며, 경영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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