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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메르스와 싸운 의료진·기부천사 김밥할머니…당신이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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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을 빛낸 영웅들 ◆

매일경제

"난 저커버그 몰라…힘들게 번 돈 끝까지 나누고 싶어."

('김밥 할머니' 박춘자)

"비 온 뒤에 땅이 굳습니다. 함께 갑시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고달프고 힘든 순간 필요한 건 자학이나 비난이 아니라 배려와 공존이었다. 수많은 갈등과 사건이 우리를 아프게 했던 2015년, 우리는 몇몇 사람들이 지핀 희망의 불씨 때문에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다.

을미년 한 해, 우리에게는 영웅들이 있었다. 그들 때문에 우리는 웃을 수 있었고, 그들 때문에 흥이 났고, 그들로 인해 내일을 꿈꿀 수 있었다.

매일경제신문과 MBN·매경닷컴 등 매경미디어그룹 기자 500여 명은 올 한 해 정치·사회·경제·과학·문화·스포츠 분야에서 한국인에게 기쁨과 비전을 선물한 영웅들을 찾아 '2015 우리를 행복하게 한 영웅 10인'을 선정했다. 이들을 기억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숨 가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뜻깊게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희망 영웅'들은 절망을 희망의 색깔로 바꾼 사람들이다. 올해 38명 목숨을 앗아간 메르스 사태로 대한민국은 여름 내내 공포와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에겐 목숨을 걸고 최전선에서 메르스라는 질병과 싸운 고마운 의료진이 있었다. 이들은 무거운 방호복을 입은 채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탈진 증세로 한 명씩 쓰러져 갔지만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투철한 직업 정신과 사명감으로 결국 메르스를 퇴치하는 데 성공했다.

재계 인물 가운데 유일하게 순위에 오른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과연 기업가 정신은 무엇인가'라는 화두에 명쾌하게 답을 제시한 인물이다. 그는 "복제약만 해도 먹고살 수 있는데 무슨 R&D냐. 저러다가 망한다"는 비아냥과 조소에 흔들리지 않고 10년간 연구개발에 돈을 쏟아부어 올해 '7조6000억원'이라는 기술 수출을 일궈냈다. 담대한 비전과 도전 정신이 달콤한 열매를 맺은 것이다.

이달 초 매일경제 취재진은 평생 김밥을 팔아 모은 돈 3억원을 2008년 기부해 화제가 된 박춘자 할머니(86)를 찾아나섰다. 할머니는 병원비도 모자란 상황에서도 틈틈이 2000만원을 더 기부했고 7년 전 기부 액수가 사실은 6억원이었다는 사실을 수줍게 고백했다. 돈이 많건 적건 우선 나눈다는 원칙을 몸소 보여준 할머니의 선행 스토리는 '52조원 기부'를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못지않은 훈훈한 감동을 줬다.

매일경제가 세상에 알린 '나눔 천사'는 또 있었다. 9월 24일 세상을 떠나면서 전 재산인 10억원을 모교에 쾌척한 최영 연세대 교수. 생전 제자들 학점 평가에 대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깐깐한 교수님'이었지만 생의 끝자락에 시신마저 아낌없이 후학을 위해 바친 그의 숭고한 죽음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다.

저성장과 불황의 그늘에서 어깨가 축 처진 한국인들 기를 살려준 인물도 두루 선정됐다. 10월 18일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쇼팽 국제콩쿠르 우승을 차지한 조성진의 성취는 부모의 올인도, 음악적 유전자도 없이 이뤄낸 것이기에 더욱 값졌다. 한국인의 재능과 성실함이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인정받은 쾌거였다.

[이향휘 기자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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