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카카오 보이스톡이 출시된 이후, 우리보다 먼저 무료음성통화 서비스가 도입된 해외 이통사들의 대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무료 음성 통화가 가능한 데이터 요금제를 현 수준보다 높여 무료 음성 통화 서비스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SK텔레콤과 KT는 보이스톡에 대해 통신시장 근간을 뒤흔드는 서비스라고 발끈하고 있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찻잔 속에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요금제 변화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주요국의 망중립성 정책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는 무료 음성 통화 서비스에 대한 각국 이통사들의 대응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보다폰, 독일 티모바일, 프랑스 오렌지 등은 고가의 데이터 정액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에게만 무료 음성 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다폰은 월정액 7만4000원(41파운드), 티모바일은 7만3000원(49.95유로), 오렌지는 7만2000원(49유로) 이상이다. 그 이하의 정액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들이 무료 음성 통화를 하려면 각각 2만7000원, 1만4000원, 2만2000원의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주요국 통신사들은 자사의 수익을 보존하는 선에서 부분적으로 무료 음성 통화를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방송통신위원회에 해당하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무료 음성 통화 서비스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버라이즌과 AT&T는 각각 8만2000원, 6만5000원짜리 데이터 정액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들에게 무료 음성 통화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같은 해외 사례를 고려하면 국내 이통사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무료 음성 통화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는 SK텔레콤과 KT가 각각 5만4000원과 5만2000원짜리 정액 요금제 이상 사용자에게만 무료 음성 통화를 제공한다. 이는 주요국 통신사들이 7~8만원 이상으로 제한한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가 보이스톡 시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하자 이통사들이 일제히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은 그 때문이다. 무료 음성 통화가 가능한 요금제를 현재 5만원대 이상에서 6~7만원 대 이상으로 조정하면 수익 감소를 해소할 뿐만 아니라 진입 장벽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무료 음성 통화가 전면 허용된 미국과 네덜란드는 이통사가 시장 자율적인 방식으로 요금을 인상하게끔 해주고, 저가 요금제로는 스마트폰 가입 자체를 제한해 수익 감소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며 " 연내 보이스톡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우리나라도 이런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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