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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정현 20년만 청룡영화제 수상, '이변' 아닌 이유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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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청룡영화제 이정현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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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스틸컷

[스포츠투데이 김수진 기자] 청룡영화제에서 이정현이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수상 발표 이후 많은 매체들은 그의 수상을 두고 '이변'이라고 일컬었지만 이번 수상은 사실 예견된 일이다.

제36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청룡영화상)은 26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유준상 김혜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청룡영화제의 꽃 여우주연상의 영예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에게 돌아갔다. 이정현은 전도연(무뢰한), 김혜수(차이나타운), 한효주(뷰티 인사이드), 전지현(암살)과 경합을 벌였다.

이정현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두고 많은 이들은 '이변'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정현은 노개런티도 모자라 자신의 사비를 들이면서까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 출연했다. 이정현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그저 열심히 살면 행복해질 줄 알았지만 도무지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사회로 인해 점점 변해 가는 인물 수남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정현은 극중 큰 사고를 당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남편을 대신해 집 한 채 구입하기 위해 쓰리잡도 마다하지 않는 강인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또 이정현은 잔혹한 복수를 행하고 자아를 잃어가는 수남을 완벽하게 자기식으로 그려냈다.

또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생계밀착형 코믹 잔혹극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내세워 눈길을 모았다. 동시에 우리 시대상을 그리며 오포세대를 향한 강렬한 메시지를 담아 개봉 당시 저예산 영화지만 큰 사랑을 받았다.

이렇듯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정현의 예상을 뛰어넘는 연기력, 신인감독 안국진의 연출력 두 사람의 케미가 돋보이는 영화다. 개봉 당시 '암살' '베테랑' 등 쟁쟁한 상업 영화들이 1000만을 밥 먹듯이 돌파했다. 그런 상황에서 18세 관람가라는 장벽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입소문을 타며 개봉 19일 만에 4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세계 유수 영화제에도 초대됐다.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대상의 영광을 얻었다. 또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벤쿠버 국제영화제 용호상 부문, 런던, 파리 한국영화제, 스톡홀룸 영화제, 대만 금마장 영화제, 홍콩 아시안영화제, 폴란드 바르샤바 영화제 등에도 초청 받았다.

특히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경쟁섹션이 없는 런던, 파리 영화제를 제외하고 모두 경쟁섹션 후보로 올라 눈길을 끌었다. 벤쿠버 영화제 당시엔 전석 만석을 기록했다.

그런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20년 만에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현. 이정현은 수상 직후 "너무 쟁쟁한 선배님들이 계셔서 생각을 못했다. 너무 작은 영화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뒤돌아서 눈물을 흘려 그간 힘들었던 시간들을 짐작하게 했다.

이정현은 지난 1996년 영화 '꽃잎'으로 청룡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당시 17세였던 이정현은 5.18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꽃잎'에서 미친 소녀 역할을 농밀하게 소화해 호평 받았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안은 이정현은 "1996년 영화 '꽃잎' 때 청룡영화제에 왔었다. 20년 만에 다시 오게 돼서 재미있게 즐기다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았다"며 감격스런 마음을 감추지 못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김수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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