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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가뭄 비상> ② "관정 개발하고, 누수 막고, 바닷물 담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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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들, 관정개발·비상급수 등 가뭄과의 사투 계속

연합뉴스

포천시 자작동에서 근로자들이 지하수 관정을 시공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종합=연합뉴스)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이 장기화하자 전국 지자체들은 가뭄 극복을 위해 관정을 개발하고 운반 또는 제한급수를 확대하는 등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천수를 끌어들여 내년 봄에 대비한 농업용수 확보에 나서는가 하면 한 방울의 물이라도 낭비되지 않도록 누수 줄이기에 매진하고 있다. 바닷물을 담수하는 사업과 농업용수 절약 운동은 기본이다.

당장 식수가 부족한 마을은 운반급수에 이어 제한급수, 심지어 농업용 관정의 물을 받아 놨다가 끓여 먹는 곳도 나오고 있다.

◇ "운반·제한급수…농업용 관정의 물을 끓여 먹어요."

극심한 가뭄을 겪는 충북지역 5곳은 간이상수도가 메말라 제한급수를 받거나 관공서에서 차량으로 실어나르는 물을 받아 쓰고 있다.

제천시 수산면 괴곡리 원대마을 10가구는 지하수가 말라붙으면서 8월부터 석달째 급수 차량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단양군 단성면 고평리 대골마을 13가구는 식수원인 계곡이 메말라 18일부터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옥천군 안내면 답양리 양지골의 7가구도 식수원인 계곡이 고갈돼 마을 어귀 농업용 관정의 물을 받아 놨다가 끓여서 먹는 중이다.

양지골에 사는 차모(73)씨는 "이달 초까지는 군청에서 실어다 주는 물을 받아 썼는데, 최근 간이급수시설 자체가 고장 나는 바람에 농업용수를 받아 쓰고 있다"며 "그나마도 수량이 모자라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춘천 서면 당림리, 영월 한반도면 광전 2리, 인제 남면 관대리 등 식수난을 겪는 강원지역 8곳은 지하수 관정개발 등 수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뭄으로 심각한 식수난을 겪는 서해 섬 지역에는 '병입 수돗물'이 대량 공급되고 있으나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운반비가 비싸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경북 문경 경천댐의 저수율이 13.9%로 바닥을 드러내자 봉화군 재산면 3개 마을에서는 수개월째 운반급수가 이어지고 있다.

◇ "관정개발로 지하수 확보하고 하천수 끌어들여…"

가뭄이 가장 극심한 충북도는 550개의 소형 관정과 58개의 중·대형 관정을 뚫고 8개 저수지를 파내기로 했다.

기존의 수리시설 개·보수나 용수 개발 계획 외에 84억원의 예산을 추가 편성, 농업용수 부족에 따른 피해 예방책 강구에도 나섰다.

317개 저수지의 저수율이 63.4%로 평년과 비슷한 강원도도 내년 봄 가뭄에 대비한 저수율 높이기에 비상이 걸렸다.

철원군은 한탄강에서 1일 8만t의 물을 끌어들이고 있고, 춘천 지내·추곡저수지 등 저수율 30%를 밑도는 14개 저수지는 1차 관정 개발과 인근 하천수를 끌어들여 저수율 70%를 확보할 계획이다.

충남도는 관정개발 사업과 함께 한 방울의 물도 새지 않도록 하는 상수도관 누수 줄이기사업에 눈을 돌렸다.

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생활용수 분야 상수도 관로 누수 줄이기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충남지역 15개 시군을 대상으로 빗물 재이용시설 설치사업을 하기로 했다.

심각한 가뭄을 겪는 인천 강화군은 바다에 버려지는 하수처리장의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있다.

강화군은 가을철과 겨울철 바다로 내보내던 강화하수처리장의 처리수를 강화읍 숭릉천 수로와 대산저수지 등지로 끌어와 하루 3천여t을 농업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이를 위해 1억3천만원을 들여 대산리∼월곳리 간 농업용수 관로(0.5㎞)와 가압 펌프장 1곳을 최근 완공했다.

가뭄 피해가 큰 경기 파주시는 내년 봄 가뭄에 대비해 임진강에서 8㎞ 관로를 이용해 물을 끌어들여 어룡·김천말 등 저수지 2곳을 채우고 있다.

지난해 가뭄으로 빙어축제를 열지 못한 인제군은 소양호 상류에 보를 막아 물을 가두는 자구책을 통해 내년에는 축제를 치르기로 했다.

저수율이 평년의 50∼60% 수준인 경북도는 지하수와 계곡물 확보를 위해 퇴수를 재활용하고 논물 가두기 등 농업용수 절약 운동을 벌이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농림부 등이 다기능보 여유 수량을 상습 가뭄지역 농업용수로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사전 타당성 용역을 하고 있다"며 "이 사업이 확정되면 경북 5개 다기능보의 물을 양수 시설로 저수지에 옮기고 가뭄지역으로 공급하게 되는데 5천550㏊가 혜택을 보게 된다"고 밝혔다.

(김도윤·장영은·이승형·황봉규·심규석·임보연·이은중·손현규·전승현·최찬흥·이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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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9일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가 보령댐을 찾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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