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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조희팔 '오른팔' 강태용 4조원 다단계사기 사실상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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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강씨 로비 범위 등 규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

연합뉴스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지난 10일 중국에서 검거된 강태용(54)은 조희팔의 '오른팔'로 사실상 다단계 사기를 진두 지휘한 핵심 실세로 알려졌다.

조희팔 사건 피해자 단체인 '바른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바실련')에 따르면 강태용은 범죄 수익금 관리 총책으로 사건 발생 직전인 2008년 9월께 약 2조원의 범죄 수익금을 숨긴 뒤 11월 중국으로 도피했다.

강태용은 한 달 뒤인 같은 해 12월 조희팔의 최종 밀항을 도운 뒤 중국에서 함께 호화로운 도피생활을 즐겼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피해자들은 강태용이 다단계 교육센터에서 강의할 때마다 지역 모 국립대를 수석 졸업했다고 자랑하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실제로 대학을 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희팔과는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이기 전인 10여년 전부터 '형님, 동생' 하는 사이였다고 한다.

조희팔이 2004년 다단계 업체를 세우고 사업을 확장하는데 강씨가 사실상 브레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 자신은 대구와 인천, 부산에 기반을 둔 유사수신 업체 3곳 중 하나인 ㈜리브 법인 부사장을 맡는 등 조희팔 업체의 자금과 로비를 담당하고 새 사업을 기획하는 등 최고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강씨는 조희팔 사기 행각이 조금씩 드러나며 당국의 수사를 받게 되자 검찰에 포진한 고교 동창을 십분 활용했다.

김모(54) 부장검사에게 사건 무마를 부탁하며 2억 7천만원을 건넸고 오모(54) 서기관에게는 15억원이 넘는 뇌물을 줬다.

뇌물을 주고 받은 3명은 모두 1961년생이어서 단순히 고교 동창이 아니라 동기생일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11월 강태용을 비롯한 조희팔 측근 3명 등 이른바 '4인방'이 검찰과 경찰의 지명수배 전에 중국으로 도망간 뒤 수 년 간 잡히지 않은 배경엔 뇌물을 받은 검·경 인사들의 치밀한 수사 방해 시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도 사기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강태용이 벌인 로비 부분도 집중 파헤칠 계획이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강태용이 회사 재무를 책임지는 등 실제로 2인자가 맞다"며 "핵심 내용을 알고 있을 것으로 보여 사기피해 규모, 로비 범위 등을 규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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