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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밀착카메라] '위험천만 환풍구' 아직도…현장 점검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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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 곧 1년이 됩니다.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로 16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는데요. 지금은 좀 더 안전해졌을까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미 또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밀착카메라 안지현 기자가 현장을 점검해 봤습니다.

[기자]

작년 10월 발생한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 현장입니다.

당시 사고 지점을 보시면 이렇게 안전 펜스를 설치해 놓았는데요.

군데군데 접근금지라는 안내문도 붙여 놓았습니다.

환풍구로 이어지는 구조물을 살펴보니 이처럼 높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요.

이쪽은 제 허리 높이밖에 되지 않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이 환풍구에 한꺼번에 올라가면서 사고는 커졌습니다.

16명이 목숨을 잃고 11명이 크게 다치는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환풍구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나흘 전, 대전 대덕연구단지의 한 연구소 환풍구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곳에서 근무하던 청소부는 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시설 관계자 : 어떤 이유였는지 좀 불안정했던 같고요. 일단은 외부인들 출입 못하게 조치해 놓은 상태입니다.]

서울 곳곳의 환풍구 상태를 살펴봤습니다.

서울 종로3가역 앞입니다. 이곳에도 환풍구가 설치돼 있는데요. 국토부의 환기구 설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환기구의 높이는 2m 이상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곳은 재보니 1m 30cm밖에 되지 않는데요.

바로 옆의 환기구는 훨씬 더 낮습니다.

또 위에 보시면 철제판이 분리돼 있는 데다가, 군데군데 이어놓은 철사도 녹이 슬어 있습니다.

[현석호 교육선전실장/전국건설노조 : 수리를 위한 임시방편이면 다행인데, 그냥 그렇게 해놓고 그대로 방치된다면 그건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접근이 더 쉬워 위험한 곳도 있습니다.

명동역의 경우 환기구가 이처럼 지면 높이에 설치돼 있어서 위험합니다.

별다른 안전펜스도 없어서 사람들이 쉽게 지나다닐 수 있게 돼 있는데요.

위에 보시면 오토바이가 이처럼 환기구 위에 주차돼 있습니다.

[이정훈/서울 대방동 : 신경 안 쓰면 바로 지나갈 수 있다 보니깐, 지금 그 이야기 듣고 (환풍구인 줄) 처음 알았거든요.]

경고문이나 차단펜스가 없다 보니 환기구 위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주변 상인 : 이쪽은 위험하지 않아요. 여기 중간에 보면 다 이렇게 돌로 쌓여있어요. 다른 곳이랑은 다르죠.]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환기구 위에서 보면 구멍을 통해서 바닥이 보이는데요. 깊이는 얼마나 깊은지 재보겠습니다.

4m 70cm로, 5m 가까이 됩니다.

철제판을 지탱하는 보의 일부가 아예 부서져 철근까지 드러난 상태입니다.

[현석호 교육선전실장/전국건설노조 : 시멘트 구조물까지 무너지면 보가 지탱하는 힘을 그만큼 못 받지 않습니까?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버스 정류장 앞에 환풍구가 설치된 경우도 있습니다.

[김민용/서울 당산동 :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대각선으로 (버스 타러) 들어가기 마련이잖아요. 그 위를 빠르게 지나가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올라갈 수 있는 서울 대한문 앞에도 안전 펜스나 경고문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국토부 지침과 같이 높이 2미터 기준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형준 교수/건국대 건축대학장 : 어차피 도로 때문에 (환풍구를) 높일 수가 없는 데가 있어요. 몇 명 이상은 올라타지 않도록, 만일 올라타야 한다면 충분히 안전하도록 설계돼야 합니다.]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가 발생한지 이제 곧 일 년이 돼갑니다. 하지만 허술한 관리 속에서 여전히 위험요소는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안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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