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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나치 황금열차 발견으로 '호박방 미스터리'도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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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약탈한 문화재가 실린 황금열차가 발견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전쟁 당시 사라진 '호박(琥珀)방의 미스터리'도 함께 풀릴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더타임스 등은 나치가 2차 대전 중 약탈한 호박방에 있던 2억5천만 파운드(약 4천500억원)에 달하는 호박이 황금열차 안에 실려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로크 예술의 최대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호박방은 18세기 초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1세가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에게 선물한 것이다.

이후 예카테리아 2세가 상트페테르부르크 겨울궁전에 있던 호박방을 더 치장해 인근 차르스코예셀로의 여름궁전인 예카테리나궁으로 옮겼다.

6t에 달하는 각양각색의 호박으로 가득 찬 휘황찬란한 호박방은 이후 전쟁을 겪는 과정에서 독일군의 표적이 됐다.

2차 대전 당시 예카테리나궁을 점령한 독일군은 호박방의 벽을 잘라서 통째로 동프로이센의 수도인 쾨니히스베르크로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후의 행방이 미스터리다.

1945년 옛 소련의 적군(赤軍)이 쾨니히스베르크를 습격했을 때 파괴됐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이미 그 전에 나치가 빼돌렸다는 주장도 나온다.

나치 준장이던 알베르트 포프를 다룬 독일의 한 다큐멘터리는 포프가 호박방을 동독의 오래된 광산으로 옮겼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호박방의 미스터리는 전쟁 후 여러 추리 애호가나 보물 사냥꾼들의 관심거리였다.

'매그레 경감 시리즈'로 유명한 추리작가 조루즈 심농은 호박방의 행방을 찾기 위한 '호박방 클럽'을 만들기도 했다.

나치가 함락 전에 호박방을 미리 빼돌렸다면 최근 폴란드 바우브지흐 인근 땅속에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된 나치 황금열차에 그 보물이 실렸을 가능성이 있다.

영국 작가 톰 보워는 황금열차에서 호박방이 발견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사실보다는 희망에 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독일 언론도 황금열차 발견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호박방의 새로운 흔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더타임스는 밝혔다.

한편 러시아는 1979년 호박방 복원 작업에 착수해 20여 년 만인 2003년 예카테리나궁에 예전 모습 그대로 호박방을 재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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