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아베정권 물러나라”… 日 12만명 시위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9월 안보법안 강행 처리 앞두고, 국회의사당 주변 최대 인파 몰려

전국 300여곳서 동시다발 참여, 작곡가 사카모토 류이치도 동참

정계 은퇴 하시모토 창당 선언, 아베 총리 개헌작업 힘 보탤 듯

다음 달 중순 아베 신조(安倍晋三)정권의 이른바 전쟁가능법안 강행 처리를 앞두고 30일 일본 전역에서 반대 시위가 일어났다. 도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가 모여 국회의사당을 에워쌌다.

안보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모임인 ‘전쟁하게 하지 마라·9조를 부수지 마라! 총궐기 행동실행위원회’는 이날 도쿄 국회의사당 주변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쟁하게 하지 마라”, “아베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참의원에서 심의 중인 안보법안의 폐기를 촉구했다. 시위대가 인근 가스미가세키(霞が關) 거리와 히비야(日比谷)공원 쪽까지 넘칠 정도로 불어나고 국회 앞 대로가 완전히 점거되자 경찰은 차벽을 세워 시위대와 대치했다.

세계일보

30일 오후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이 추진 중인 안보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 수만명이 법안 폐기를 요구하며 도쿄 국회의사당 주변에 몰리자 경찰이 버스로 벽을 세워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날 시위 규모는 젊은 층의 참여가 늘면서 12만명(경찰 추산 3만여명)에 달했다고 위원회는 발표했다. 민주당, 공산당, 사민당, 생활당 4개 야당 대표도 참여해 법안 통과 저지 의지를 다졌다. 세계적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도 시위에 참가해 “민주주의를 되찾을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함께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도쿄 외에도 전국 300여곳에서 동시다발 집회가 벌어졌다고 TV아사히는 전했다. 니가타(新潟)시에서는 약 2000명이 시내를 행진하며 안보법안 반대 구호를 외쳤고, 홋카이도(北海道) 구시로(釧路)시에서는 한 시민이 ‘아베 정치를 용서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JR구시로 역 앞에 나오자 2시간 만에 동참자가 250명가량으로 늘었다.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무력공격사태법 개정안 등 안보 관련 11개 법 제·개정안은 지난달 중의원 본회의를 통과해 현재 참의원에서 심의 중이다. 참의원에서 법안이 가결되지 않더라도 아베정권은 소위 ‘60일 규칙’에 따라 다음 달 14일 이후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함께 중의원에서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재가결해 법을 성립시킬 수 있다.

한편 올해 말 정계를 은퇴하겠다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 오사카 시장이 전날 신당 창당을 선언해 아베 정권의 개헌 작업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하시모토는 전날 밤 오사카에서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유신당 국회의원 10명과 회담하며 신당 결성 방침을 확인했다. 참석하지 않은 2명을 포함해 12명이 신당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시모토는 앞서 이날 오후 오사카 가두연설에서 신당 창당 구상을 공식 천명했다.

하시모토는 “개헌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말하는 등 아베 총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인물이어서 아베정권은 신당이 우군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료는 “하시모토가 국정선거에 나오면 반드시 이긴다. 그렇게 되면 협력해서 헌법 개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시모토의 신당 창당 시기는 이번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는 9월27일 이후가 될 전망이며, 내년 7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 후보를 낼 계획이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