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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베테랑·암살 韓최초 1개월내 '쌍천만'…왜 액션일까 [천만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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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베테랑’(감독 류승완)이 ‘암살’(감독 최동훈)에 이어 올해 한국영화 중 두 번째로 천만을 돌파하면서 한 해, 그것도 8월 두 편의 한국영화가 천만을 넘기는 대기록을 남겼다. 한 달 안에 두 편의 영화가 연속 천만을 돌파한 일은 한국영화 사상 최초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측은 29일 "‘베테랑’이 이날 오전 7시 누적관객수 1001만 5553명을 기록,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고 밝혔다.

‘베테랑’과 ‘암살’의 개봉 날짜는 불과 2주 차이. 지난 15일 천만 명을 돌파한 ‘암살’은 지난 7월 22일 개봉했고 ‘베테랑’은 지난 5일 개봉했다. 경쟁작으로 관객수를 나눠가져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베테랑’과 ‘암살’은 차례로 8월의 흥행 대작이 됐다. 사실 '베테랑' 전부터 흥행 대박이 터지며 극장에 관객을 들게 한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한 ‘암살’도 ‘베테랑’ 천만 돌파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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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암살’과 ‘베테랑’ 모두 화려한 액션영화라는 것이다. 8월 탄생한 두 편의 천만 영화가 모두 액션물이라는 것은 한국 액션영화가 그만큼 발전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 액션의 거장 탄생 …리얼리티 살린 느린 액션 VS 빠른 액션
‘암살’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과 ‘베테랑’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은 그동안 많은 액션 영화를 연출하며 진화했다. 전작에 비해 느린 액션영화를 보여준 최동훈 감독과 빠른 액션을 보여준 류승완 감독의 서로 다른 행보가 눈길을 끈다.

지난 2012년 개봉한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 빠른 이야기 전개와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반면 화려한 액션에 비해 스토리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었다면 ‘암살’은 화려한 액션보다는 '도둑들'보다 느리고 시대적 리얼리티를 살린, 깔끔한 액션으로 드라마적 요소를 강조했다.

반면 류승완 감독은 전작 '베를린'에 비해 한층 단순해지고 빨라진 액션영화 ‘베테랑’으로 '액션키드'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베테랑'은 이야기에 사회비판적 요소를 녹이면서도 너무 깊이 들어가기보다는 빠른 장면 전환과 숨가쁜 액션으로 관객의 몰입감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부당거래' '배를린' 등 전작에 비해 사족을 최대한 줄인 ‘베테랑’은 여운보다는 ‘영화는 즐거워야 한다’는 공식에 충실했고 '높아진 대중성'이라는 결과물에 관객은 '천만'이나 화답했다.

이처럼 최동훈 감독과 류승완 감독은 많은 액션영화를 연출한 경험을 통해 전작과 다른 시도를 했고 각각 '암살'과 '베테랑'을 통해 대중과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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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할 '뻔'자를 탈피한 액션
‘암살’은 일제 강점기를 다룬 역사극이면서도 낡고 고루한 느낌에서 탈피했다. 하정우가 연기한 하와이피스톨은 미국 서부 총잡이를 연상시키며 한국 역사극과 서부극을 혼합시킨 듯한 독특한 느낌을 줬다.

‘베테랑’ 역시 재벌3세 조태오 역의 유아인은 뻔 한 악역이 아닌 개성 있는 악역을 탄생시켰다. 조태오는 악역이면서도 소년 처럼 천진해 더 잔인해 보이는 인물이다. 대놓고 무게잡는 전통적 악역과는 다르다. 유아인은 소년 같은 자신의 이미지를 이용해 얄미운 조태오 역을 선보이며 악역 변신에 대성공했다. 또 깔끔한 업헤어 스타일과 딱 붙는 슈트로 완성한 세련된 스타일은 개성 있는 악역을 완성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영화 후반부 클럽신 등 전반적으로 세련된 미장센 또한 미국 드라마를 연상시키며 보는 즐거움을 줬다. 이런 여러 개성은 화려한 액션신과 함께 뻔한 권선징악 스토리의 '베테랑'을 새롭게 포장했다.

◆ 남성의 장르였던 '액션'의 대중화
과거 한국 액션영화는 남성 장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남성 중심의 내용이 많았다. 자연히 남성 관객의 판타지 또는 욕망이 담겨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은 남자 주인공과 멜로 부문을 담당하는 수동적 캐릭터로 존재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암살' 속 전지현의 연기한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캐릭터는 달랐다. 독립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쌍둥이 동생인 미츠코로 위장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베테랑'은 여성 캐릭터의 비중은 적었지만 남성적 판타지를 구현하기보다는 사회악을 물리치는, 남녀를 불문하고 공감할 수 있는 단순 명료한 내용을 통해 호응을 얻었다. 8월 한 달에만 각각 천만명을 돌파한 '베테랑'과 '암살'의 쌍끌이 흥행은 한국 액션이 남녀 관객을 모두 사로잡는 등 '대중성'을 획득했다는 것을 반증했다.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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