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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油價 하루 상승폭 6년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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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갯속 글로벌 금융시장 ◆

매일경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덮친 중국 쇼크가 진정세를 보이고 자원 수출 중심인 신흥국들 위주로 원유 감산 요구가 다시 나오면서 국제 유가가 6년 만에 하루 기준 최대폭으로 뛰어올랐다.

그간 너무 떨어졌다는 기저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장기적인 가격 전망은 실제 '감산'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달렸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3% 오른 42.5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3월 11.1% 상승한 이후 6년 반 만에 하루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국제 유가의 기준이 되는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이날 4.42달러(10.2%) 올라 배럴당 47.5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2008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6월 중순부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달 들어 배럴당 40달러까지 무너졌던 유가가 급반전한 데는 여러 가지 호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잇단 부양책에 상하이 증시가 반등세를 보인 데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도 예상보다 나은 결과를 내놓으면서 우울했던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에 반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중국 쇼크로 가장 타격을 받았던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감산 요구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유가 급등을 야기한 주요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가 급락으로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받아온 베네수엘라는 중국 경제 둔화 조짐에 따른 유가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평소 같으면 베네수엘라가 OPEC에 감산 논의 등을 요청한다 하더라도 큰 반응이 없었겠지만 이번엔 중국 쇼크로 타격받은 자원국가가 하나둘이 아니라는 점이 다르다. 특히 OPEC의 맏형 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증시가 폭락하고 지속되는 유가 하락으로 재정적자가 누적되는 등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재정적자를 감당하기 위해 최근 국채 발행에 몰두하고 있을 정도다.

베네수엘라는 감산 논의를 위해 OPEC 비회원국이자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의 협력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는 이미 OPEC 의장인 모하메드 알사다 카타르 석유장관과도 감산을 위한 긴밀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지난 7월에는 또 다른 산유국인 알제리 석유장관이 OPEC 사무국에 감산 논의 요구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잠깐 반짝하다 사라졌던 감산 논의와 달리 이번에는 생존 차원에서 감산이 절실하게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 논의마저 아무런 결론 없이 끝날 경우 유가 폭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폴 호스넬 스탠다드차타드 글로벌원자재 총괄 이코노미스트는 "석유 생산국들의 (생산량을 둘러싼) 혼란이 가라앉지 않는 한 국제 유가가 큰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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