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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부디 신의 은총을'…여자아기 명복 빌려 모인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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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메디나의 한 공원. 이날 하늘에 분홍색, 흰색 풍선 수십개가 떠올랐다. 모인 사람들만 200명이 넘었다. 최근 하늘의 천사가 된 엠버 와플(1)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다.

엠버는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 메디나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엠버가 숨진 지 몇 주가 지났다고 판명했다. 당시 엠버의 집에는 쓰레기가 여기저기 뒹굴고 있었는데 시신 부패에 따른 악취를 막으려는 목적이었다.

경찰은 용의자로 엠버의 아버지 에릭 와플(34)을 체포했다. 그는 딸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에릭의 집에서 마약도 발견했다. 그는 엠버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날 한 여성과 모텔에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장례식에 참석한 주민 부빅은 현지 매체 메디나 카운티 가젯에 “에릭을 탓하기보다 엠버의 넋을 기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불쌍하게 죽은 엠버를 마을 주민들이 생각해주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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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민은 “우리는 최근 기사 하나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며 “마음을 아프게 한 슬픔을 기억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장례식에 참석한 다른 주민도 “슬픔으로 잠긴 마을에 신의 불빛이 내려오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은 “엠버를 위해 기도하자”며 “엠버가 우리에게 안겨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비통해했다. 에릭을 위해서도 기도한 그는 “부디 신의 은총과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하늘을 향해 말했다.

부빅은 “우리 중에 엠버의 가족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며 “그러나 오늘 장례식은 마을 전체가 하나 되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서로를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메디나 카운티 가젯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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