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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돈많은 강남 3구, 타지보다 조세저항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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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금소송, 강남 3구 세무소에 전체 41% 몰려

"소송비 감당할 능력 다른 곳보다 높은 까닭" 분석

8천억 원 몰린 남대문 세무서가 소송액수 가장 커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세금을 내지 못하겠다”며 법원에 낸 소송 10건 중 4건 이상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행정법원 최근 1년 치 세금소송 결과를 분석한 결과, 서울 지역 25개 세무서(올해 개청한 관악세무서 제외)를 상대로 한 소송은 중복피소를 포함해 총 463건이다. 이 중 강남·반포·삼성·서초·송파·역삼·잠실 등 강남 3구에 소재한 세무서 7곳이 피소된 건수는 190건으로 전체의 41%를 차지했다. 소위 ‘잘 사는 동네’ 강남 3구에서 조세저항이 가장 심한 셈이다. 이들이 세무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세액은 6602억5002만원으로 서울시 전체(25개 세무서, 약 1조 9059억원)의 34.6%나 됐다.

강남 3구 납세자들은 7개 세무서를 상대로 한 소송 가운데 46건에서 이겼다. 승률은 24.2%에 그쳤다. 하지만 소송액이 큰 재판에서 이겨 2745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 3구를 제외한 18개 세무서를 상대로 진행된 소송에서 납세자들은 72건을 이겨 승소율 26.3%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들이 피하게 된 세금은 3884억원으로 애초 다퉜던 금액(1조 2457억원)의 31.1%에 그쳤다.

세무서별로는 8018억여원의 세금 소송(20건)이 몰린 남대문세무서의 액수가 가장 컸다. 론스타 측이 낸 3919억원 짜리 소송과 OCI(옛 동양화학공업) 측이 낸 2947억원어치 소송 등 묵직한 사건이 접수된 탓이다. 구로세무서에 걸린 세금은 13억여원(9건)에 불과해 가장 적었다.

사건 수로는 역삼세무서에 39건(약 3936억원)이 접수돼 가장 많았다. 반포(34건)·삼성(31건)·강남(31건)·서초(31)·영등포(28건) 등 순이다. 송파세무서는 8건(57억여원)으로 제일 적었다.

승률은 강남 외 지역이 높았다. 서대문세무서는 납세자와 18건(148억여원)을 겨뤄 딱 1건(17억여원)만 패소했다. 강서세무서도 12건(약 91억원) 소송 가운데 1건(37억원)에서만 패소했다. 반대로 양천세무서는 14건(108억원)에서 7건(4억9000만원)을 져 승률이 제일 저조했다.

소송 결과 세금이 무효가 된 경우는 역삼세무서가 2079억여원(9건)으로 가장 많았다. 종로세무서(1254억원·5건), 영등포세무서 (995억원·7건)가 뒤를 이었다. 양천세무서는 패소율이 가장 높았지만 취소할 세액은 4억9000만원(7건)으로 가장 적었다.

전병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강남 3구에 규모가 큰 사업체가 몰려 있어서 과세액도 큰 탓에 납세자들이 불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송도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진행할 수 있는데, 변호사 선임비용 등 소송비용을 부담할 능력이 다른 지역보다 강남 3구가 크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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