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LG전자 3인방, 시총 8조원 증발..주력 자리 '흔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LG전자·디스플레이·이노텍 줄줄이 주가 하락…3회사 합계 시총이 LG화학보다 작아]

LG그룹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전자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들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모두 주가가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8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반대로 LG화학과 LG생활건강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그룹 내 전자 3인방의 입지가 축소되는 모습이다. 특히 전자 계열 3개 회사의 시총 합계가 LG화학에 역전당한 점이 눈에 띈다.

머니투데이

31일 증시에서 LG전자는 전일대비 250원(0.61%) 내린 4만600원에 장을 마쳤다. 52주 신저가를 또 갈아치웠다. LG디스플레이는 2.64% 하락했고, LG이노텍이 2.77% 상승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31일 종가 기준 3회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16조4830억원으로 연초대비 7조8914억원이 감소했다. 이날 종가 기준 LG화학 시가총액은 16조5678억원으로 3회사의 시총 합계를 뛰어넘었다.

우선 그룹 전자 사업의 맏형인 LG전자가 스마트폰과 TV 사업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 아쉽다. LG전자의 부진은 전자 부품 사업을 영위하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에도 집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주가가 31.3% 하락했다. 결국 실적 부진 때문인데, 올해 상반기 유럽 시장 수요 부진과 환율 약세 등 영향으로 TV 사업이 부진한 점도 눈에 띄지만 무엇보다 주력 스마트폰 신제품 'G4'의 실패가 뼈아팠다. 이 결과로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사업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0%'에 그쳤다. 또 신사업으로 주목받는 자동차부품 사업에선 1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대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2분기 모두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이익을 실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주가 약세 원인으로는 앞으로 LCD(액정표시장치) 시장 공급과잉으로 인해 패널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전방산업인 TV 시장 전망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는 점이 꼽힌다. 이 때문에 하반기 실적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주가는 34.3% 하락했다.

LG이노텍은 글로벌 TV 수요 부진과 LG전자 TV사업 실적 저하 등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5.6%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주가 하락률은 27.4%. 다만 그동안 실적의 발목을 잡은 주요 원인 중 하나인 LED(발광다이오드) 사업의 감가상각비가 비교적 빠르게 감소하고 있고 하반기 미국 주요 거래선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LG화학과 LG생활과학은 올해 주가가 치솟으며 그룹내 입지를 드높이고 있다.

머니투데이

LG화학은 기초소재라 할 수 있는 석유화학 사업이 성장하며 수익성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해외 완성차 기업과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 체결 소식이 전해지는 등 성과를 인정받으며 주가가 올해 들어 38.1% 상승했다.

LG생활건강 역시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앞세워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증시의 핫이슈였던 화장품 사업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올해 2분기에도 메르스 우려에도 불구하고 면세점 화장품 사업 성장률이 141%에 달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주가 상승률은 37.5%로, 3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3조3848원이다. LG전자보다 약 2배 크다.

LG 그룹 전자 계열사의 더 안타까운 점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모두 지금 주가가 저평가라는 분석이 우세한데도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 특히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보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0.7배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31일 시가총액과 올해 1분기말 개별기준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했을 때 수치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경우 현재 PBR은 0.66배 수준으로 역사적 최저치이며 주가도 2003년 이래 가장 낮은 절대 저평가 영역"이라고 분석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주가는 저평가 상황이 분명하지만 시장은 현재 주가가 최악의 상황까지 와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무관심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