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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벌금 빌려주는 장발장은행, 잔고 없어 추가 대출 어려운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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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을 내지 못해 교도소 노역으로 대체하는 사람들에게 무담보·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장발장은행’이 남은 잔고가 없어 더 이상 대출이 어려운 상태에 부딪혔다.

장발장은행은 30일 “장발장은행의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 더 이상 대출이 어려운 상태”라며 “시민들의 참여와 성원을 통해 12차 대출이 마지막 대출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발장은행은 전날 12차 대출심사를 통해 25명의 시민에게 4795만원을 대출해주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1435명의 개인, 단체, 교회 등으로부터 3억9521만142원의 성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남은 돈이 많지 않아 다음 대출을 계속 진행할 수 있을지 요원한 상황이다.

장발장은행은 현재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224명에게 4억3228만7000원의 대출을 진행했다.

장발장은행은 시민단체 인권연대가 벌여온 ‘43199 캠페인’의 연장선상에서 지난 2월 25일 설립됐다. ‘43199’는 2009년 기준 1년에 벌금형 선고를 받고도 낼 돈이 없어 교도소에 갇힌 사람들의 수다.

현행법상 벌금을 선고받으면 30일 이내에 일시불로 완납해야 한다. 돈이 없으면 일당을 계산해 벌금 액수만큼 구치소나 교도소에서 노역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같은 벌금이라도 대기업 회장과 서민이 느끼는 충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문제가 지적돼왔다.

인권연대는 소득에 비례한 벌금, 벌금 나눠내기, 벌금 납부기한 연장, 교도소·구치소 대신 사회 노역 등 제도적 개선을 제안해왔지만 아직 가시적인 변화는 없는 상태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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