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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중국보다 미국"...김무성 워싱턴 외교, '3대 초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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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한미공조 강화'·'북핵문제 해결'·'동북아 균형자'에 방점]

머니투데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8일 오후(현지시각) 워싱턴DC 의사당 본관에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와 만나 인사를 나누며 환담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지난 25~28일(현지시간), 나흘간 미국 워싱턴 D.C.에 머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의회외교 강행군을 소화하며 한미 양국의 협력관계 및 우호 강화에 집중했다. 아울러 이를 기반으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 대안 마련' 모색에도 나섰다.

특히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역내 국가들 사이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찾고, 동북아와 미국의 평화협력을 위해 한국이 중간에서 이를 조율할 수 있는 가능성도 타진했다. 김 대표는 29일 뉴욕으로 자리를 옮겨 UN 방문 및 반기문 UN총장 면담 등 또다른 성격의 의회외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중국보다 미국" 강조…'한미동맹'에 무게



현지시간 기준 주말인 25, 26일 김 대표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한미 안보동맹 강화에 주력했다. 25일 보훈용사촌(AFRH)을 방문한 김 대표는 참선용사 및 가족들과 만찬에서 80~90대가 된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큰절'을 올렸다.

26일에도 한국전쟁 기념공원 헌화 및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를한국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전쟁영웅 월턴 워커 장군 묘소를 찾아 오물이 묻는 비석을 닦기도 했다.

27일 미국 대표적 싱크탱크인 우드로 윌슨 센터 연설에서는 "한미 동맹은 이제 양국을 넘어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안보-경제-문화를 넘어 과학 에너지 환경 우주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한미동맹은 더욱 탄탄해지고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 안보협력기구를 제안한)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참석자의 질문에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전방위적이다. 반면 한중관계는 분야별 일부(경제)에 국한됐다"며 미국이 배제된 안보기구 참여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워싱턴D.C.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도 "내일 미국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면 한미동맹의 소중함을 얘기하고 특히 우리는 '중국보다 미국'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미국은 대체 불가능한 동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그간 한국정부가 경제적인 문제로 미국과의 관계보다 중국과의 협력에 매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미국 내 일부 우려를 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자칫 행정부 영역인 외교문제에 대해 여당 대표가 지나치게 깊게 관여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이해관계가 밀접한 중국과의 향후 외교에도 악영햘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북핵문제, 창의적 대안 필요" 미국에 전향적 전략 제안



북핵과 관련해서도 김 대표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우드로 윌슨 센터 연설에서 "미국은 이란 핵문제를 해결하고, 쿠바와 국교정상화를 성공했다"며 "이처럼 한미 양국이 함께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고, 현실적 요구를 제시하도록 유도하는 외교안보적 창의적 대안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창의적 대안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김 대표의 측근 의원은 "창의적이라는 것은 기존 한반도 비핵화 원칙만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당근 조치 등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전향적인 정책공조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아닌 여당 대표가 방미 중 구체적인 정책을 언급하는 것은 결례기 때문에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8일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한반도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북핵문제 해법에 대해 귀를 기울였다. 이날 참석한 한 한반도 전문가는 "핵 문제와 관련해 이란은 스스로를 바꾸려는 자세가 있었지만 북한은 어떤 움직임도 없는 것 같다"며 우려의 뜻을 표했다.

또 다른 인사는 "한국이 국내, 북한 이슈에만 머물지 말고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한국은 북한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외교적, 전략적 수단을 찾아야 하며 이에 미국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오후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도 북한의 실상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한미공조를 통한 북핵공조 실마리를 마련했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로부터는 "미국은 한국 방위에 대한 굳건한 의지가 있고,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 역시 굳은 의지를 갖고 있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간의 조율이 매우 중요하다"는 발언을 끌어내기도 했다.

◇"미-중·중-일 협력·공조관계돼야…한국이 촉매제 역할"



긴장관계가 고조되는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 한국이 역내 평화와 협력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대표는 "미국과 중국, 중국과 일본이 상호 대립과 대결보다는 협력과 공조를 추구하는 것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매우 긴요하다"며 "한국은 역내 평화와 협력을 위한 촉매자(facilitator)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우드로 윌슨 연설을 통해 "북한을 먹고살게 할 수 있는 건 중국의 경제력인데 한국과 중국의 경제 교류 범위가 더 넓어지면 중국이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보는 생각이 굳어질 것"이라고 설명한 뒤 "그 힘을 통해 북한을 컨트롤하면 통일이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지 않겠느냐"며 중국과의 공조를 통한 남북통일 전략도 내비쳤다.

그는 또 "통일한국은 한반도는 물론 주변국에 평화배당금(Peace Dividend)을 안겨주며 동북아 성장 동력이 되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통일과 동북아 정세의 연관관계를 강조키도 했다.

하지만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서 김 대표는 "일본의 역사왜곡 개선 없이는 관계 회복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8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과 함께 "아베총리가 다음달 15일 연설에서 강하고 분명한 사죄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셀 차관보가 "한국에게는 미국이라는 친구가 있고, 자유 시장을 가진 일본이 있다"며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일본의 역사왜곡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번 8.15 기념사에서 역사왜곡을 하지 않도록 미국도 영향력 행사해야 한다"고 역으로 미국의 일본 압박을 요청하기도 했다.

워싱턴DC(미국)= 이하늘 기자 iskr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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