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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시승기] 티볼리 디젤 반응력 ‘수입차 안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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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스피디움에서 6일 서킷주행을 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티볼리 디젤.쌍용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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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티볼리 디젤 시승행사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연다고 했을 때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스포츠카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지’라고 생각했을 정도니까.

인제 스피디움은 한국 최초의 자동차 테마파크이자 국내 4번째 공인 자동차 경주장이다. 트랙은 F1 대회를 제외한 모든 대회들을 유치할 수 있다. 그러니까 엔진 배기량 1600㏄짜리 소형 SUV를 몰고 자동차 경주를 하러 가는 듯한 느낌이 든 것이다.

한편으로는 궁금증과 함께 기대감이 생겼다. ‘도대체 얼마나 자신이 있길래….’

시승은 3가지 코스에서 진행됐다. 내린천 계곡을 따라 꾸불꾸불한 국도길을 왕복 주행하는 일반 주행과 3.908㎞ 길이의 서킷을 도는 서킷 주행, 기본적인 주행 특성을 익힐 수 있도록 파일런으로 장애물을 만들어 통과하는 간단한 짐카나였다.

티볼리 디젤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은 브레이크 성능이었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초기 응답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 수입차 브레이크를 밟는 착각을 할 만큼 반응력이 뛰어났다. “브레이크 패드가 발냄새만 맡아도 설 정도”라는 말이 우스갯소리만은 아니었다.

스마트 유압조정장치(HECU, Hydraulic Electronic Control Unit)로 전자제어브레이킹시스템을 구축, 최소제동거리 41.7m, 젖은 도로에서의 제동거리 44.1m로 제동 응답성이 좋아졌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제동거리를 1m 단축하는 데도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쌍용차 관계자의 말에서도 브레이크 성능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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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디젤 메인 대시.쌍용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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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디젤의 또 하나 특징은 중저속에서의 가속력이다. 악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응답이 아주 빠르다. 실제 주행에서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는 1500~2500rpm 구간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시속 100㎞ 이하로 달릴 때는 가속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변속기 반응도 빨라져 운전하는 맛이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었다.

꾸불꾸불한 길이 많고, 교통량 때문에 고속주행을 할 기회가 많지 않은 한국적 주행 환경을 고려하면 저중속에서 드라이빙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파워트레인을 세팅, 포인트를 준 것도 이해할 만한 선택이다. 엔진은 쌍용차가 자체 개발한 e-XDi160. 유럽연합의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기준인 유로6을 충족시키며 최고 출력 115마력, 최대 토크 30.6㎏·m를 발휘한다. 마력에 비해 토크가 높은 게 눈에 띈다. 변속기는 아이신에서 개발해 BMW나 도요타, 아우디에서도 사용하는 2세대 6단 자동변속기다.

티볼리 디젤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5.3㎞다. 도심에선 13.7㎞, 고속도로 주행은 17.8㎞까지 나온다. 국도길에서 연비를 측정해 봤더니 평균 15.1㎞가 나왔다. 경쟁 모델인 르노삼성의 QM3 연비가 리터당 18.5㎞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쌍용차는 연비를 다소 희생하는 대신 토크를 높여 힘을 강화, 운전하는 재미쪽에 포커스를 맞췄는데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하다.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토션빔을 썼는데 세팅이 잘돼 있는지 토션빔에서 흔히 나타나는 텅텅거리는 현상은 거의 없었다. 롤링도 가격대를 고려하면 아주 좋았다. 서킷 코스에서 고속으로 코너를 돌아도 크게 좌우로 쏠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코너에서 밀렸다가 다시 중심을 잡는 복원력도 괜찮은 수준이었다.

쌍용차는 고속 구간에서도 다이내믹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다고 했지만 고회전에선 힘이 약해져 진짜 다이내믹 즐거움을 주는지는 의문이었다. 1600㏄짜리 엔진의 한계 또한 어쩔 수 없다.

중저속에서의 가속력, 강력한 제동력을 감안하면 속도를 즐기는 남성보다는 안전하고 편리한 운전을 선호하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더 알맞을 것 같았다.

실내 공간은 고급 이미지보다는 실용성에 중점을 둔 느낌이었다. 특히 공간 활용이 돋보였다. 트렁크는 골프백을 3개까지 실을 수 있다. 대용량 페트병을 수납할 수 있는 프론트 및 리어 도어의 도어 맵포켓과 센터 콘솔에 위치한 컵홀더를 비롯해 이것저것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많다.

티볼리 디젤의 판매가격은 ▲TX 2045만원 ▲VX 2285만원 ▲LX 2495만원이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150만~250만원 정도 비싸졌다. 가격대와 배기량을 감안하면 성능은 꽤 좋게 느껴졌다. 가성비가 돋보이는 모델이었다.

동급에서 가장 많은 차체의 71.4%에 고장력 강판을 사용한 것도,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포함한 동급 최다 7에어백을 장착해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한 것도 가성비를 높여주는 요소였다.

결론적으로 쌍용차가 스피디움에서 시승 행사를 한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

1600㏄짜리 소형 SUV였지만 코너가 19개나 있고, 업다운트랙의 표고차가 40m에 달하는 데다 대부분 블라인드 코너로 이뤄진 서킷 코스를 질주하는 재미를 만끽하는 데는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 물론 서킷 코너를 돌 때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도 필요했지만.

■티볼리 디젤 제원

▲외관(㎜) 전장 4195

전폭 1795

전고 1590

축거 2600

▲엔진 형식 e-XDi160

배기량(㏄) 1597

최고 출력(마력/rpm) 115/4000

최대 토크(㎏·m/rpm) 30.6/1500~2500

▲변속기 6단 A/T

▲제동장치(전/후륜) V-Disc/Disc

▲서스펜션(전/후륜) 맥퍼슨 스트럿 / 토션빔

▲타이어 205/60R16, 215/45R18

▲공차 중량(㎏) 1360~1395

▲연료탱크 용량(ℓ) 47

▲적재공간(ℓ) 423

▲연비(㎞/ℓ) 복합 15.3(도심 13.7, 고속도로 17.8)

▲가격 TX 2045만원, VX 2285만원, LX 249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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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2일 인제 스피디움에서 출시한 티볼리 디젤 모델.쌍용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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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페트병을 수납할 수 있는 프런트도어 맵포켓.쌍용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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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디젤 센터페시아.쌍용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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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 클러스터.쌍용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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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스피디움에서 짐카나를 하고 있는 티볼리 디젤.쌍용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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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류형열 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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