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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아직도 ‘고가 스마트폰’ 욕심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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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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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단통법 이후 알뜰소비 행태 뚜렷해져

프리미엄(80만원 이상) 83%→52%

중고가(60만~80만원대) 3%→28%

저가(37만9500원 미만) 6%→18%



‘넌 아직도 무조건 고가 스마트폰 욕심내며 지원금 적다고 투덜대니? 난 맘 편하게 내 수준에 맞는 것 골랐다.’

지난해 10월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도 ‘알뜰 소비 행태’가 확산되고 있다. 자신의 이용 행태를 따져 요금을 가장 적게 낼 수 있는 요금제를 찾고, 쓰던 단말기를 계속 사용하거나 형편에 맞는 것을 고르면서 단말기 구매 지원금 대신 20%의 요금할인을 받는 알뜰 이용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한 가입자가 이미 100만명을 넘었다.

덩달아 스마트폰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그동안 너무 미미해 집계조차 안 될 정도였던 ‘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이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무조건 최고 성능의 고가 제품을 찾던 스마트폰 소비 행태가 무너지면서 시장이 양극화하는 모습이다. 케이티(KT)경제경영연구소가 분석한 2014년 1~9월과 2014년 10월~2015년 3월 사이의 가격(출고가)대별 스마트폰 판매량 추이를 보면, 프리미엄(80만원 이상) 스마트폰 비중은 83%에서 52%로 줄었고, 저가(37만9500원 미만) 스마트폰은 6%에서 18%로 급증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60만~80만원대와 37만9500원 미만대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같은 기간에 60만~80만원대 스마트폰 판매량 비중은 3%에서 28%로 늘었고, 중가(37만9500~60만원) 제품 비중은 8%에서 2%로 줄었다.

이런 흐름은 스마트폰 신제품 라인업에서도 나타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출고가 31만9000원짜리 ‘갤럭시 그랜드 맥스’를 내놨는데,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요즘도 하루 평균 7000여대씩 나가는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에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4’ 다음으로 잘 팔리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체 스마트폰에서는 5위권에 든다. 갤럭시S6·엣지가 기대만큼 팔리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갤럭시 그랜드 맥스가 ‘효자 상품’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같은 시기에 출시된 출고가 48만원짜리 ‘갤럭시A5’와 58만원짜리 ‘갤럭시A7’의 판매량은 시원찮다. 삼성전자 홍보실은 “판매량 측면에서 갤럭시A5와 A7은 갤럭시 그랜드 맥스에 크게 못 미친다. 이 가격대 제품은 먹히지 않는다는 게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엘지(LG)전자도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엘지전자는 지난 4월 29만원짜리 스마트폰 ‘볼트’를 내놓은 데 이어 최근 34만8000원짜리 스마트폰 ‘스타일러’를 추가로 출시했다. 알뜰폰 사용자용 스마트폰 신제품도 내놨다. 엘지전자는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저가 스마트폰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잠식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고수하고 있는 프리미엄 전략이 위협받고 있고, 애플 아이폰 점유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에스케이텔레콤 마케팅부문 임원은 “저가 스마트폰으로 분류되지만 화면 크기와 화질과 사용법 같은 성능은 고가 제품에 견줘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요즘은 어르신과 청소년뿐만 아니라 젊은 가입자층도 보급형 가격대 스마트폰을 많이 찾고 있다. 저가 스마트폰도 쓸 만하다는 경험담이 퍼지면서 찾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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