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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거침없는 연승 행진…레임덕 위기 날려버린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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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국교회복까지 연일 대형 성과…지지율 50% 회복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허름한 차고에서 진행한 허심탄회한 인터뷰와 흑인교회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읊조린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 그리고 동성결혼 합법화에서부터 적대관계였던 쿠바와의 역사적인 외교 관계 복원까지.

오바마 대통령에게 최근 10여일의 기간은 잇따른 파격 행보와 특유의 소통 정치로 레임덕(권력누수 현상) 위기를 날려버린 역사적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그는 실제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레임덕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미 의회가 대통령에 대한 무역협상촉진권한(TPA) 부여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잇따른 정책 연승 행진을 시작했다.

이 법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역점적으로 추진해 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신속한 타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TPP 자체에 반대해 온 '친정' 민주당이 아닌 야당 공화당과 손잡고 끝내 법안 통과를 관철하는 정치력을 발휘했다.

이어 25일에는 연방대법원이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에 대한 보조금이 합법이라고 판결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겼다.

오바마케어는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한 여러 국내 정책 가운데 가장 핵심으로, 기존 의료보험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전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공화당은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오바마케어에 반대하며 여러차례 저지 법안을 주도하고 오바마케어가 위법이라며 법적 소송까지 불사했으나, 대법원이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바로 다음날인 26일에는 연방대법원이 미국 전역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역사적 결정을 내렸다.

성소수자 보호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 온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또 하나의 업적을 거둔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판결이 나자 "미국의 승리"라고 치켜세우면서 "느리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벼락처럼 다가오는 공정함으로 오늘처럼 보상받는 날이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현지시간 1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일 자정)에 예정된 미국과 쿠바의 54년 만의 외교 관계 공식 복원 발표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적 연승 행진에 정점을 찍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적 승리와 더불어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특유의 파격, 소통 정치로도 주목받았다.

26일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열린 흑인교회 총기난사 희생자 장례식에 직접 참석해 추모연설을 하면서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를 직접 부르는 뭉클한 장면을 연출했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증오범죄의 희생양이 된 이들을 추모하면서 치유와 은총의 메시지가 담긴 노래를 부른 이 장면을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오바마 재직 중 최고의 순간'으로 치켜세웠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코미디언 마크 마론이 차고에서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 인터뷰에 전격 출연하는 파격도 보여줬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마론 자택의 4.6평 크기 차고에서 진행된 이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흑인을 지칭하는 금기어까지 사용해가며 미국의 인종주의를 허심탄회하게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고의 순간'은 지지율 회복으로도 증명됐다.

CNN이 30일 여론조사기관 ORC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50%를 기록, 2013년 5월 이후 2년여 만에 50%대를 회복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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