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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신'이 되려는 구글, 특명 '모든 것을 연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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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모든 인류와 사물 연결하려는 구글…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수익'이 아닌 '정보']

머니투데이

"구글 포토는 용량 제한 없이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구글 포토는 무료입니다. 바로 오늘 공개됩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웨스턴 컨벤션 센터. 구글의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키노트 현장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지난 주말, 현지 언론에서 구글이 새로운 사진 앱(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대부분은 시큰둥했다.

구글의 미래를 제시하는 큰 행사에서 한가하게 사진 앱(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는 구글이 오히려 태평해보였다. 안드로이드 차기 버전인 '안드로이드M'에 어떤 기능이 담길 것인지, 과연 구글글래스2.0이나 크롬캐스트2 같은 새로운 기기 혹은 놀랄만한 웨어러블 기기가 공개될 것인지에만 시선이 몰렸다.

막상 키노트 강연장에서 구글 포토 앱이 공개되자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구글이 새로 공개하는 사진 앱은 컴퓨터가 스스로 사진을 분류하는 '머신 러닝'(기계학습) 기능이 핵심이다. 사진만 올리면 구글의 알고리즘에 따라 사람을 구분해 카테고리를 정리하고, 멋진 동영상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와 또 다른 점은 기기간 공유가 되더라도 사진을 내려 받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기기의 저장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 저장공간 부담을 구글이 떠안게 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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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아지자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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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는 구글이 무제한 용량을 제공하면서 얻는 이득이 무엇이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구글은 구글 드라이브, 구글 메일 등을 무료로 비교적 풍족하게 제공하지만 결코 무제한으로 허용하지는 않는다. 사용자는 처음에 구글 메일이 편리해 사용하다가 추후에는 쌓이는 메일을 감당하지 못해 유료 결제를 하게 된다.

이같은 방식은 드롭박스 등 다수의 IT기업이 차용하고 있는 유료화 모델인데, 구글은 포토 앱에서 이를 과감히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그것도 동영상은 HD급 화질, 사진은 1600만화소까지 손실 없이 업로드 할 수 있어 서버 부담이 만만치 않을 텐데도 말이다.

구글의 대범함은 이날 전시한 각종 프로젝트와 전날 구글 본사에서 만난 다수의 구글러의 입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특히 인터넷 망을 보급하기 힘든 지역에 열기구를 띄워 무선 인터넷 망을 공급하겠다는 '프로젝트 룬'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연결하려는 야심이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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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I/O 전시장에 마련된 '프로젝트 잭쿼드(Jacquard)'. 천 위에 있는 특정부위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움직이면 스마트폰 위에 터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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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키노트에서 구글은 IoT(사물인터넷) 운영체제(OS)인 '브릴로 프로젝트'와 기기간 통신 플랫폼 '위브'를 공개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사람과 기기, 클라우드를 한데 묶겠다는 목표다.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 공간에 전시된 안드로이드 오토는 스마트카 OS며, 한 발 더 나아가 구글은 무인자동차를 성공적으로 시범운행하고 있다. 인류의 현 보금자리인 집과 자동차를 모두 구글화하겠다는 뜻이다.

한국인 구글러 염재현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검색 엔진의 품질과 번역 고도화를 위해서는 검색 엔진의 접근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정부 관련 사이트 중 구글을 포함한 모든 검색 엔진의 접근을 막아 국내외 이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한류 등 한국 문화의 확산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구글의 목표는 당장 많은 수익을 내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구글은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어 하고, 모든 인류와 사물을 학습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얻은 정보를 구글의 '알고리즘'에 따라 컴퓨터가 학습하고 판단하고,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기계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뛰어넘는 것, 그것이 구글의 지향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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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오토 시연을 위해 준비된 현대 자동차.


이날 전시장 한 켠에는 '같아지자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자는 것'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각종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이 수백종 전시됐다. 여기에는 삼성, LG 등과 같은 한국 제품도 있었다. 안드로이드 오토 시연을 위해 전시해 둔 자동차 4대 중 1대는 현대의 자동차였다.

신이 되려는 구글과 대적할 것인가, 아니면 그들과 함께 하면서 우리의 몫을 찾을 것인가? 이제 남은 선택지는 많지 않아 보인다.

샌프란시스스코(미국)=홍재의 기자 hja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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