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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수수료 없는 택시앱, 선두 놓고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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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앱 열풍, 무엇을 노리나]

머니투데이

택시앱 서비스 춘추전국시대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동시다발적으로 택시앱을 내놓고 있다. 각각의 앱은 시장 안착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지만, 기본 구조는 대동소이하다. 한정된 시장에 비슷한 형태의 앱 서비스가 연이어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택시앱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택시앱에 대한 택시기사와 승객들의 초기 반응은 일단 좋은 편이다. 기존 콜택시에 비해 여러 가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사는 비싼 콜 전용 단말기를 설치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택시 콜을 받을 수 있다.

한 택시앱 이용자는 “개인정보를 미리 등록해놓으면 콜을 할 때마다 매번 입력할 필요가 없어 편하다”고 말했다.

택시앱의 매력은 이뿐 아니다. 택시를 자주 이용해 온 승객들은 기존 콜택시 서비스에 비해 이용이 쉽고 대기시간이 줄어 만족하고 있다. 전화 통화가 어려운 경우도 있고 5~10분이 지나도 매칭이 안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모바일 택시앱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콜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한 승객은 “모바일 앱이 차후 콜비를 부과하더라도 기존 콜택시 콜비(1000원)를 넘지 않는 한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택시앱은 새로운 승객도 유입하고 있다. 택시 이용을 꺼리던 20~30대 여성 중 택시앱을 통해 택시정보·기사정보와 안심귀가 서비스를 제공받으면서 택시를 타기 시작한 경우도 있다.

기사·승객 반응은 ‘긍정적’

택시기사들도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이다. 카카오택시에 가입한 한 기사는 “택시앱 사용 후 승객 수가 늘어났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지만,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콜비가 무료임에도 일부 기사가 별도의 콜비를 요구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또 승차를 하지 않았는데도 승차가 완료됐다고 표시되는 등 오류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택시앱으로 들어오는 콜을 빨리 잡기 위한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 근방에 있는 모든 기사에게 연락이 간 뒤 가장 빨리 콜을 수락하는 택시기사가 승객을 태우러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입 기사 수가 많은 카카오택시는 경쟁이 더 치열하다.

하루 종일 앱을 실행해놓고 콜 요청을 기다리려면 데이터도 만만찮게 소요된다. 기사들의 데이터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음카카오는 KT와, SK플래닛은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계약을 맺고 택시기사에게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몇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택시앱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점에서 택시앱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참여기업들이 경쟁보다는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양성우 리모택시 대표는 “대기업이 뒤따라 진입하면서 모바일 택시 서비스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동반성장이 이뤄지는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주환 다음카카오 카카오택시TF장도 “모바일 택시산업은 막 태동하는 단계”라며 “서비스가 정착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경쟁 중심의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택시앱 서비스 시장의 향후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택시앱을 운영 중인 고양시청 관계자는 “결국 강자 한두 곳만 생존하게 되고 독과점 운영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또 “결국 택시기사들의 수익구조를 기업이 침범하게 될 것”이라며 “지자체에서 자신의 지역 시스템에 맞는 모바일 콜택시 시스템을 스스로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고양이 택시는 수수료 대신 시 예산과 하단 배너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고양시는 코코플러스와 협력해 1월 수수료, 콜비 영구 무료를 표방한 ‘고양이택시’ 앱을 출시했다. 고양시청에 등록된 택시기사의 73%에 2500여 명의 기사가 이용 중이다. 고양시에 따르면, 용인시, 화성시, 당진시, 김해시, 여수시 등이 벤치마킹을 위한 논의를 했다.

택시앱 시장이 무조건 규모가 큰 기업이 독식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는 “벤처나 중소기업의 살길은 있다”며 리모택시가 택시앱 최초로 시도한 모범택시 예약서비스(리모로얄)를 예로 들었다. 리모택시는 일반 택시도 차량 정보를 보고 원하는 택시를 승객이 골라 호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프리미엄 서비스를 추구하는 ‘백기사’의 경우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과 서비스 교육 제휴를 맺고 기사들에게 친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아이동반’, ‘임산부’, ‘수하물’ 등의 사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교통 약자를 배려했다.

수익은 수수료 아닌 플랫폼 서비스로

택시앱이 최근 잇따라 등장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양성우 대표는 기술 발전을 이유로 들며 “늘 존재해왔던 택시 이용의 불편 문제가 기술 발전과 함께 사회적 이슈로 확장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택시앱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고 확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초기 시스템 구축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많은 서비스가 시장에 등장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택시 산업에서 모바일 플랫폼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많은 사업자들이 인지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5월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카카오택시에 퀵서비스, 대리운전을 접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는 또 ‘김기사’ 내비게이션 앱 서비스 기업 록앤올 인수를 발표해 향후 행보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 확장에서 교통 관련 서비스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록앤올의 방대한 교통정보 및 실시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다음카카오 서비스와의 시너지,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보고 투자했다”고 밝혔다.

택시앱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기업 관계자들은 올바른 콜택시 문화를 정착시키고, 모바일 콜택시 서비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SK플래닛 관계자는 “택시앱을 통해 단순 기사·승객 간 중개 수수료 이익을 얻고자 한다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택시앱은 결제정보나 위치정보 등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창출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게다가 지역정보·위치기반 콘텐츠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개척이 덜된 상태다.

최재홍 교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구축하면 수수료 없이도 지속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앞으로도 기업들이 수수료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직까지 기업들은 택시앱의 플랫폼화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이후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SK플래닛 역시 ‘시럽’ 결제서비스를 연계해 플랫폼 확장이 가능하다면서도 아직 확정된 비즈니스 모델은 없다고 답했다.

임혜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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