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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중동의 괴물’ 된 IS…美지상군 파병도 골칫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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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와 이라크 전역을 휩쓸고 있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다음 목표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라크 서부 요충지 라마디와 시리아 팔미라에 이어 양국 국경까지 점령한 IS는 무서운 기세로 영역 확장에 몰두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학살과 처형, 참수 등을 반복하면서 중동 최대 ‘괴물’로 성장한 IS에 대해 미국에서는 지상군 파병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대 주장 역시 확고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팔미라에 화려한 고대유적 뿐만 아니라 수도 다마스쿠스를 잇는 고속도로가 있어 IS의 다마스쿠스 진격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다마스쿠수를 바로 향하지는 않고, 다마스쿠스 교외 지역인 고우타를 먼저 점령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반군이 장악한 고우타 지역은 2년간 시리아 아사드 정권으로부터 봉쇄돼 있다. 시리아의 반정부 활동가인 사에르 알칼리디야는 FT에 “IS가 다마스쿠스로 바로 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먼저 고우타로 가서 정부군의 포위망을 뚫어 시민의 지지를 얻으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에서는 라마디를 점령한 IS가 수도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하면서 이라크 정부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이라크 군경이 격렬한 교전 끝에 후사이바와 주변 지역을 탈환했다. 이라크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 주도 연합군도 이날 라마디 인근을 포함해 22차례에 걸쳐 공습을 가했다. 후사이바는 라마디에서 바그다드 방향으로 약 10㎞ 떨어진 지역으로 IS는 지난 21일 이라크군이 이곳에 구축한 1차 방어선을 돌파한 바 있다. IS는 군사적전 외에도 테러 공격도 병행했다. 중동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의 동부지역에 위치한 시아파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했다. 이번 테러로 20여 명이 희생됐다. 또 IS는 1년 내 핵무기를 확보할 수도 있다며 엄포를 놨다. 뉴욕타임스는 팔미라와 라마디 함락 등이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만 정부군의 부패와 무능으로 민심이 떠난 상황에서 IS가 쉽게 들어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IS로 인한 상황이 점점 악화 되면서 지상군 파병을 둘러싼 미국 내 갈등도 점점 심화되고 있다. IS를 격퇴하기 위해서는 지상군 투입이 필수라고 주장하고 있는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이 22일 CNN 방송에 출연해 필요한 지상군 규모가 1만 명이라고 설명했다. 매케인 의원이 현재 미국 정부의 공습 전략을 반박하며 지상군 필요성을 주장한 것은 여러차례 있었지만 지상군 규모를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미국 대권 재도전에 나선 힐러리 전 국무장관은 지상군 파병에 반대하고 나섰다. 힐러리 전 장관은 이날 선거유세를 위해 미국 뉴햄프셔주 햄프턴의 한 맥주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라크군 훈련이나 조언 외에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 지상군이 이라크에서 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S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이라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발매된 잡지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바그다드 서쪽 110㎞ 지점의 라마디가 함락된데 대해 “전술적 패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IS에 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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