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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천상의 맛’ 세계 항공 이코노미석 기내식 10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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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해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바로 기내식이다. 본격적인 여행에 앞서 준비단계에서의 설레임과 흥분이 전체 여행이 주는 즐거움의 절반이라면, 그 절정은 비행기에서 기내식을 마주하는 순간이다.

그런데 외국 국적 항공사 여객기에서 맛보는 기내식은 해당 국가에 대한 첫 인상을 결정하고도 남는다. 기내식이 훌륭하면 여행지에 대한 기대가 배가된다. 반면 기내식이 기대 이하이면 어쩐지 그 나라의 문화 수준 역시 그러하리라 짐작한다. 그래서 기내식은 맛과 영양 뿐 아니라 그 나라의 식문화까지 한 판에 다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수백만원이 드는 항공권 가격을 생각하면, 전식-본식-후식으로 이어지는 제대로 된 정식을 흉내라도 내야한다. 항공사들이 기내식 서비스에 공들이는 이유다.

미국 허핑턴포스트가 영국항공서비스 스카이트랙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이코노미석(보통석) 기내식’ 10선을 인용 보도해 소개한다. 한국의 아시아나항공이 3위에 뽑혔다. 10위 독일 루프트한자를 제외하고 1~9위가 모두 아시아 지역 항공사였다.

1위는 태국의 타이항공이 차지했다. 동남아 음식 강국의 국적항공사답게 타이항공 이코노믹석 기내식은 땅콩으로 버무린 매콤, 달콤한 국수와 태국식 커리, 쌀밥 등 방콕 시내 거리 음식점을 연상시키는 메뉴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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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항공 이코노미석 기내식. airplanefoo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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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터키항공이다. 지중해식 샌드위치, 그리스식 커피, 전통요리 케밥과 바클라바(견과류로 만드는 중동식 파이) 등으로 구성된 터키항공 이코노미석 기내식은 천년고도 이스탄불 음식 문화의 맛 보기 격이다.

그 뒤를 잇는 아시아나항공은 “강남의 김이 자욱한 음식점과 서울 바베큐”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허핑턴포스트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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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항공 이코노미석 기내식. 핀터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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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의 에티하드항공이 4위다. 샤프론 쌀밥에 커리를 중심으로 3가지 다른 본식을 선택할 수 있게 해, 메가로폴리스(초대형도시) 두바이의 위상을 자랑한다.

홍콩 캐세이퍼시픽이 5위권에 들었다. 캐세이퍼시픽 항공 기내식은 쌀밥, 국수, 커리 등 동남아의 이국적 맛으로 무장했다.

6~10위에는 싱가포르항공, 일본 ANA, 대만 에바항공,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독일 루프트한자 순서로 진입했다. 이 가운데 7위 ANA 기내식은 ‘일본의 영감(靈感)’을 모토로 하고 있다. 연어 필레, 방어와 간장 등 해산물에 이탈리아식 감자 뇨키, 유자의 일종인 카보스로 만든 고유한 칵테일이 어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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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 이코노미석 기내식. skyscrapercity.com


10위권의 유일한 서양항공사인 루프트한자 이코노미 기내식은 독일 음식은 맛없다는 편견을 깨트린다. 바삭바삭한 크로와상, 신선한 과일 주스, 묵중한 호밀빵에 무엇보다 독일 맥주를 맛볼 수 있다.

항공사에게 기내식 개발은 간단치 않은 문제다. 탑승객에게 맛과 영양을 동시에 제공하면서 예산도 고려치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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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트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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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디펜던스 최근 보도에 따르면 30년전만해도 항공사들은 기내식 개발에 엄청난 비용을 들였다. 그러다 1987년에 미국 항공사들이 기내식에서 올리브 하나를 뺐을 경우 1년에 4만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기내식은 간소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저가항공사는 기내식과 음료를 별도 가격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뉴질랜드항공 기내식을 담당하는 뉴질랜드 요리사 피터 고든은 인디펜던스와의 인터뷰에서 기내식 개발에는 문화 뿐 아니라 날씨, 공항 상태, 고도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중동 지역이 목적지라면 기내식 요리에는 이슬람에서 금기시되는 돼지고기를 사용할 수 없다. 또한 비행 시 기류 변화를 고려해 식판에서 금새 튕겨져 나갈 수 있는 방울 토마토는 쓰지 않는다.

고도에 따라 미각이 달라지는 것도 변수다.

혀의 미뢰(맛돌기)는 해수면에서 1000피트 이내 높이에서 제 기능을 한다. 장거리 비행시 고도 3만5000피트를 비행하는 여객기에서, 기압이 떨어져 미뢰는 엉뚱하게 기능할 수 있다. 게다가 건냉한 기내석 공기는 냄새를 맡아야할 코까지 마비시킬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기내에서 마시는 맥주, 와인 맛은 지상에서와 사뭇 다를 수 있다. 고든은 기내 와인은 “과일 맛이 안나는 드라이 와인이어야하며, 타닌(떫은 맛을 일으키는 성분)은 더 배가될 수 있다”고 귀뜸했다. 반면 샴페인과 아이스크림은 고도와 관계없이 고유의 맛을 유지한다.

기내에는 따로 조리 공간이 없으므로, 기내식은 지상에서 미리 요리한 준비된 음식을 뜨거운 대류를 일으키는 요리기구에 덥힌 뒤 제공된다. 승객에게 최상의 맛을 선사하고 싶은 요리사로선 요리 선택에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 고든은 “예컨대 수플레는 기내식으로 절대 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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