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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소통은 좋지만 신분 노출 싫어"…익명 SNS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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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위터와 페이스북, 여러 후발 주자들까지 2011년 처음으로 10억 명을 돌파한 SNS 사용자 수는 곧 20억을 넘어서 2018년에는 25억 명에 육박할 거로 예상됩니다. 자신의 생활이나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공간이 SNS이지만, 사생활 노출의 부작용도 큰 게 사실이죠. 이런 피로감이 늘어가면서 요즘엔 자신을 노출하지 않는 익명 기반의 활동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뉴스인 뉴스, 김아영, 화강윤 두 기자가 차례로 전해 드립니다.

<기자>

[SNS,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하세요?]

[김선영/학생 : 아뇨. 지금은 안 하고 있어요. (왜 안 하시는 건지?) 예전에 사생활 침해 이런 게 문제 되기도 해서.]

[김호경/직장인 : 노출되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 (하시긴 하는 거예요?) 그냥 확인만 해보지….]

한 조사 결과를 봤더니 이런 피로감을 느낀다는 사람이 10명 중 8명꼴이었습니다.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익명 기반의 SNS들은 이런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자기 신분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 SNS.

1년여 만에 270개에 가까운 회사 게시판이 만들어졌습니다.

한 직장 사람들끼리 사내 정보도 나누고 불만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데 글을 올리고 나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직장인 : 아무리 동료여도 속내를 털어놓으면 그게 누군가에게는 알려질 수도 있고, 그런 위험성(이 있죠.) 아무래도 서로 모르는 상대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니까 (좋은 거죠.)]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이 처음 폭로된 곳도 이 SNS의 대한항공 직원 게시판이었습니다.

이 직장인 SNS에선 급여는 어느 정돈지 직장 분위기는 어떤지 하는, 막상 구하려 해도 쉽게 구하기 어려운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 : 제가 대리 몇 년 차인데 어디는 (연봉이 얼마다,) 근무 분위기 같은 것도 군대 스타일이라거나….]

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댓글을 이어가는 SNS나 자신이 올린 글을 불특정 다수와 공유하는 SNS도 등장했습니다.

[정낙원/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 사람들도 증가했고, 정보량도 증가해서 과한 공개성과 개방성을 축소시켜줄 수 있는 그런 익명적인 SNS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소통은 원하지만, 노출은 싫다, 이런 사람들이 늘면서 이렇게 익명 SNS는 수도 늘고 그 영역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익명 SNS가 드리우는 그늘도 그만큼 커져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박춘배, 화면출처 : 유튜브,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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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늘은 바로 익명성 때문에 생기는 건데요, 내가 누군지 드러나지 않다 보니까, 다른 사람을 공격하거나, 비방하거나,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는 데 이 SNS를 악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대형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는 직원들이 가입하는 SNS에 오른 글 때문에 최근 곤욕을 치렀습니다.

음료를 산 뒤 포인트를 알뜰하게 챙기는 고객들을 '별거지'라고 비하한 글이 올랐는데 SNS 바깥으로 유출된 겁니다.

글을 본 네티즌들은 화가 났고, 회사는 결국 사과문을 내야 했습니다.

미국에선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글, 성희롱하는 글들이 문제가 됐고, 한 10대가 총격 협박 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체포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김봉기 대표/익명 SNS 개발 업체 : 전체 사용자 중에 1%는 비속어를 쓰며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아니면 근거 없는 사실들을 쓰는 데 주의해주셨으면 좋겠고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앱들이 늘다 보니 기업들도 사내 정보가 유출되지 않을까 긴장하는 모습입니다.

[대기업 직원 : 당연히 부담스럽죠. 내용이. 회사 차원에서 정보를 통제하려고 해도 SNS를 타고 너무 확산이 되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대응이 쉽지가 않죠. 속도가 너무 빠르고요.]

익명성이 드리우는 그늘이 커질수록, 자율적 공간 바깥, 타율적 개입의 여지도 커진 것이 인터넷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영상취재 : 하 륭·김대철, 영상편집 : 박춘배)

▶ 포인트 챙기는 고객은 '별거지'?…익명 SNS의 그늘

[김아영 기자 nin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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