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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노트북·태블릿, 꼭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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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잇 노동균] 노트북과 태블릿은 시장 측면에서는 경쟁 제품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상호보완적인 기기다. 스마트폰에 이어 태블릿 열풍이 불면서 PC 시장이 다소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우리에게는 PC가 필요할 때가 있다. 기존에 PC로만 할 수 있었던 역할의 일부를 태블릿에 넘겨주기는 했지만, 태블릿을 써본 이들이라면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모든 것을 태블릿으로 해야 할 필요가 없음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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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 관점에서 PC와 태블릿의 가장 큰 차이로는 입력방식을 꼽을 수 있다. 터치 인터페이스는 태블릿의 휴대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지만, 반대로 이 때문에 PC가 필요한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여전히 키보드와 마우스는 생산성을 위한 가장 강력한 입력방식이기 때문이다. 소비 측면에서도 게임을 예로 들면, 터치가 유리한 게임이 있는 반면, 키보드와 마우스로만 할 수 있는 게임도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노트북과 태블릿을 동시에 보유하고,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이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해 발간한 노트북과 태블릿 사용자 특성 및 이용행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대별로 노트북과 태블릿을 모두 이용하는 사용자 비중은 30대가 40%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트북만 이용하는 층은 20대가 34%로 가장 많았고, 10대와 30대, 40대, 50대 이상은 모두 노트북 보다 태블릿 이용 비중이 더 높았다.

노트북과 태블릿 사용 시간에서도 각 기기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노트북 사용자는 노트북을 하루 평균 33분, 태블릿 사용자는 태블릿을 하루 평균 26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용 장소를 살펴보면, 노트북은 주로 집, 직장, 교육시설에서, 태블릿은 주로 집, 직장, 대중교통수단에서 활용되는 양상을 보였다. 두 기기를 모두 보유한 경우 하루 평균 노트북은 59분, 태블릿은 21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돼 한 가지 기기만 쓰는 경우보다 이용시간이 더 많았다.

두 기기 모두 이동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데스크톱 PC의 지분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데, 특히 노트북과 태블릿의 형태를 오가며 사용 가능한 하이브리드 노트북, 일명 투인원(2 in 1)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동기 대비 5.2% 감소했지만, 노트북과 하이브리드, 윈도 태블릿 등의 제품 출하량은 1년 전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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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인원은 태블릿의 공세가 거세던 지난 2013년부터 본격 시장에 등장했지만, 당시에는 실험적인 제품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생산성 면에서는 노트북을, 콘텐츠 소비 면에서는 태블릿을 각각 따로 사용하는 것보다 사용자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PC 운영체제(OS)는 윈도가, 태블릿 OS는 안드로이드 비중이 높아 완벽한 호환성이 뒷받침되기 힘들었다. 이에 윈도 태블릿이 특수를 누리기도 했지만, 아직은 저가형 위주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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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노트북 시장은 태블릿과 투인원과의 차별화를 위해 터치패널을 배제하고, 극단적으로 얇고 가벼운 폼팩터를 구현한 노트북과 더 고사양 부품으로 무장한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두 갈래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특히 초슬림,초경량 노트북은 생산성이라는 노트북 본연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무소음, 더 길어진 배터리 사용 시간 등을 내세워 공세를 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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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급한 쪽은 태블릿이다. 태블릿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급격한 성장을 거뒀지만, 아래에서는 크기를 키운 스마트폰이, 위로는 크기와 무게를 줄인 노트북에 끼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다. 무엇보다 노트북과 달리 태블릿의 폼팩터는 딱히 새로운 형태를 추구하기 힘들 정도로 혁신이 정체돼 있는 상태다.

노트북과 태블릿 중 어떤 제품을 선택할지는 소비자 개개인이 추구하는 사용자경험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당장 태블릿이 꼭 필요한 사용자층을 제외하면 당분간은 노트북과 투인원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요소가더 많아 보인다. 아울러 이르면 오는 7월 출시될 것으로 전해지는 윈도 10과 같은 외부요인들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노동균 기자 yesno@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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