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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몸살인 줄 알았더니 간에 고름이…'화농성 간농양'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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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교수 "간담도·당뇨 환자, 발열과 오한 지속되면 의심해야"]

#김선호씨(54)는 5년 전 당뇨로 진단을 받았지만 특별한 치료 없이 지내다가 1주일 전부터 몸이 춥고 떨리는 몸살 증상을 호소했다. 단순 몸살이라고 생각하고 진통제만 복용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배가 아프기 시작했고 증상이 계속돼 병원을 찾은 결과 화농성 간농양 진단을 받았다.

김씨와 같이 화농성 간농양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강동경희대병원 신현필 소화기내과 교수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 4844명이었던 화농성간농양 환자는 2013년 6485명으로 34% 늘었다.

신 교수는 그 원인에 대해 "당뇨병의 증가, 인구의 고령화, 담도계 질환을 포함한 악성 질환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간은 깨끗한 장기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음식물이 지나지 않을 뿐더러 다른 균주가 들어와도 간의 면역작용으로 이를 제거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간에 세균이나 아메바 같은 기생충이 들어가면 고름이 생길 수 있다. 이를 간농양이라고 부른다. 국내의 경우 위생 상태가 좋아지면서 아메바성 농양은 거의 사라졌다.

김씨처럼 당뇨병 관리를 소홀히 해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담즙이 흐르는 담도를 종양이나 담석 등이 막고 있는 경우 등 세균에 의해 간에 감염이 발생 할 수 있다. 감염이 발생한 자리에 고름이 생긴 것이 화농성 간농양이다.

화농성 간농양은 60세 전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중 절반 이상의 환자가 당뇨병이나 담도계의 질환을 가지고 있다.

간에 고름이 생기면 발열과 오한, 피로 등 몸살 증상을 호소한다. 병이 진행되면 손으로 배를 눌러봤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

농양의 크기가 작은 경우 항생제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피부를 통해 튜브를 넣어 농양을 빼내면서 항생제를 사용하는 치료를 한다. 치료가 늦어지면 늑막에 염증이 생기거나 폐렴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과거 간농양은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었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항생제 사용과 피부를 통한 배액술 등의 치료 방법으로도 좋은 결과를 보인다. 다만 환자 상태에 따라 4~6주 정도 치료가 필요하다.

신 교수는 "화농성 간농양의 경우 원인이 불명확해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며 "간담도 질환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 중 발열과 오한, 복통 등이 수일 동안 지속된다면 화농성 간농양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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