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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취임 50日 문재인 "우린 50日 더 마늘·쑥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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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50일 기념 간담회]

"새누리당은 빠르게 변해… 우리 당은 정체돼 있다, 黨위해선 번지점프도 할것"

"홍준표, 폭탄 같은 존재 돼" "난 정치인답지 않은게 장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9일 국회 사랑재에서 대표 취임 5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군신화에서 곰이 100일간 마늘과 쑥만 먹고 사람으로 변했지 않나. 우리 당도 앞으로 50일을 더 먹어야 제대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청와대 3자 회동'으로 꼽았다. 처음에는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사건"이라고 했다가 한 기자가 "3자 회동은 어땠느냐"고 묻자 웃으면서 "그러네요. 그걸로 바꿔주세요"라고 했다. 문 대표는 청와대 회동에 대해 "아주 유쾌한 대화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편하게 얘기하는 자리였다"며 "나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고, 대통령도 생각을 말씀하셨고, 그래서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청와대 경험을 거론하면서 "(대통령이) 가장 염두에 둬야 하는 일이 관료, 특히 경제 관료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가 29일 당대표 취임 50일을 맞아 국회 사랑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문 대표는 "새누리당은 빠르게 변화하고 우리 당은 정체돼 있다. 콘텐츠뿐만 아니라 형태나 스타일에서도 그렇다. 우리가 반성하고 달라져야 할 부분"이라며 최근 김무성 대표가 인터넷 홍보 동영상에 출연한 데 대해 "비록 쇼라 할지라도 새누리당이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제안이 있으면 출연하겠느냐"는 물음에는 "당이 살 수 있다면 번지점프라도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젊은 사람 지지받는 정당이라지만, 정작 젊은 사람 기호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당원 평균 연령이 58세라니, 늙은 정당"이라고 했다.

대신 안보 문제에 대해선 이날도 새누리당을 공격했다. 문 대표가 최근 해병대 방문 때 저격수 자세로 사진을 찍은 것을 놓고 한 기자가 "인터넷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격 사진과 대비된다는 이야기가 돈다"고 했다. 그러자 문 대표는 "나는 군에 있을 때 직업군인 하라는 소리도 들었다. 이 전 대통령이야 군 경험 안 하신 분이니까…"라며 "새누리당에는 군대도 안 갔다 온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이 입만 열면 안보를 최고로 생각하는 것처럼 얘기한다. 자격이 없다"고 했다.

문 대표는 4·29 재·보궐선거를 "박근혜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고 경제 무능과 실패를 심판하는 선거"라고 했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에 대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 절감과 연금의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이 충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결국 소득대체율을 기존과 가급적 가깝게 유지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공무원연금 개혁이 끝나면 국민연금도 소득대체율을 조정, 노후 소득 보장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홍준표 경남지사와의 '무상 급식 논쟁'에 대해서는 "내 전략은 (중앙에서 이 문제를) 이슈화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성공했다"면서 "(홍 지사는) 폭탄 같은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기자석에서 "이제는 스스로 정치인다워졌다는 걸 좀 느끼느냐"는 물음이 나오자 문 대표는 "그렇다면 큰일"이라며 "스스로 정치인답지 않다는 걸 장점으로 생각하고, 그걸로 국민 지지받고 정치를 바꾸겠다고 나섰다"고 말했다.

[장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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