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아랍연합군 창설 급물살…중동 안보불안에 공동 대응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랍연맹정상회의, 이란 입지 확대에 '화들짝'

연합뉴스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지지부진했던 이른바 '아랍연합군' 창설이 28∼29일(현지시간)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의에서 급속히 진전됐다.

이집트에 모인 아랍연맹 정상들은 29일 중동 지역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무력개입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랍연합군을 창설키로 합의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아랍연맹 정상들이 중동의 안보 불안에 대응코자 아랍연합군을 창설한다는 원칙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각 회원국 군부의 고위급이 참여하는 아랍연합군 창설 작업이 앞으로 수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아랍연맹 회원국 22개국이 모두 의무적으로 이에 가담할 필요는 없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사태에서 이란의 입지가 커지는 데다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가 쿠데타로 정권을 전복하자 이에 자극받은 수니파 아랍국가들이 연합군 창설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이란이 부인하지만 수니파 국가들은 후티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확신한다.

아랍연합군 창설은 그간 중동 내 유혈 충돌이 벌어질 때마다 거론됐던 방안으로 최근엔 엘시시 대통령이 지난달 IS가 이집트인을 집단살해하자 이에 대응하자며 제안했다.

이에 다른 국가들의 반응이 미지근했던 게 사실이다.

테러조직인 IS를 격퇴해야 한다는 원칙엔 동의하면서도 IS가 극단적이긴 하지만 시아파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어느 정도 약화하는 역할을 하면서 수니파 아랍국가 간 창설 필요성에 온도차가 있었던 탓이다.

그러나 후티가 예상을 뒤엎고 예멘을 빠르게 장악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수니파 아랍국가들에 후티의 예멘 장악은 이란이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국경을 맞대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는 위협인 탓이다.

유엔이 후티와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반(反)후티 세력간 대화를 중재하는 중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아랍권이 전격 후티를 공습한 이유를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이란 핵협상의 타결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이란을 제지하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미국이 이란과 해빙 무드에 접어드는 국면도 수니파 아랍국가엔 불안 요소다.

따라서 이번에 창설될 아랍연합군의 성격을 더 정확히 규정하면 '수니파 아랍 연합군' 또는 '반(反)이란 연합군'이라고 할 수 있다.

AP통신은 "예멘의 '이란 대리인'(후티)에 대한 걸프지역 국가의 우려가 아랍 연합군 창설의 원동력이 됐다"며 "(수니파 왕정인) 걸프국가들은 늦은 결정과 분열로 악명이 높은 아랍연맹이 여러 전선에 공동 대응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hsk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