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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미국기업 진단]<9>블랙베리-(下)삼성과의 악연?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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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힘겨운 턴어라운드의 길을 걷고 있는 블랙베리가 여전히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지만, 서서히 보안과 소프트웨어 등 신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고 있다.

한때 보안상 강점으로 기업시장을 호령하던 블랙베리가 똑똑한 선택을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신사업에서의 매출 비중은 미미한 편 만큼 어느 정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삼성전자와 손잡은 블랙베리의 셈법

최근 블랙베리의 행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바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자인 삼성전자(005930)와의 제휴였다. 보안에 관한 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블랙베리로서는 판매량 확대에 목을 매고 있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는 것은 윈윈일 수 있다. 미국 경제 매체인 포브스는 이같은 블랙베리의 전략을 두고 “일부에서는 다르게 보기도 하지만, 매우 똑똑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블랙베리와 삼성전자의 첫 작품은 삼성의 `갤럭시 탭S 10.5`를 기반으로 해 블랙베리가 생산한 `시큐탭`(SecuTab)이다. 4년만에 두 번째로 내놓은 이번 태블릿은 삼성전자 태블릿의 하드웨어 기능에 블랙베리가 자랑하는 시큐스마트의 암호화 기술이 적용돼 해커 등의 공격에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독일 정부가 이 제품의 보안 인증에 앞서 시험을 진행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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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주식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삼성전자의 블랙베리 인수설을 감안할 때 이같은 제휴는 블랙베리에게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터. 그 만큼 블랙베리로서는 삼성과의 악연을 끊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컸을 법하다.

이와 함께 블랙베리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보안및 관리 플랫폼인 `BES12`를 안드로이드에 적용하기 위해 구글과도 협력하기로 했다. BES12는 안드로이드부터 애플 모바일 운영체제(OS) iO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바일 OS에 적용한 모바일 보안 플랫폼이다. 블랙베리는 이를 통해 2015 회계연도(2015년 3월~2016년 2월) BES12 매출을 지난 회계연도의 두 배 수준인 5억달러(약 5493억원)로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소프트웨어에서의 미미한 출발

일단 블랙베리는 앞으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보다 공고하게 하고 추락하고 있는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안은 물론이고 모바일기기 관리용 소프트웨어와 같은 신규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연간 실적을 보면 모바일 기기 관리 소프트웨어와 다른 소프트웨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6% 늘어났다. 연간 기준으로 매출은 6700만달러에 이르렀다. 4분기로도 매출이 24%나 성장했다.

실제 존 첸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부문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호평했다. 지난해 델타에어라인과 캐나다 정부, 호주 교통안전청 등이 새로운 고객으로 참여하는 등 올해 늘어난 고객수만 2200개사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소프트웨어부문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하다. 첸 CEO 역시 “아직까지는 이처럼 늘어난 고객 기반을 충분히 매출로 연결시키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첸 CEO는 올해 여력만 된다면 이 분야에서 인수합병(M&A)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올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우리가 가장 전략 중 하나는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블랙베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32억7000만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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