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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美대사 피습]한미 동맹 '이상 無'…대미 외교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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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주한 美 대사 테러…양국 모두 '충격' '당혹'

한미, 60년 이어온 공고한 동맹…대미 협상력엔 영향 미칠듯

셔먼 차관 '과거사 책임' 발언 등 잇단 돌발 상황에 대미 외교력 시험대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5일 사상 초유의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에 한국과 미국 양국이 모두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측 모두 “있어선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향후 양국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미 동맹 공고…우발적 사건에 따른 파장은 크지 않을 것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단 이번 사건의 파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미 동맹 관계가 60년을 넘게 이어온 공고한 토대를 가지고 있고 이번 테러가 극단적인 민족주의 성향을 가진 한 개인에 의해 자행된 우발적인 사건이라는 이유에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미주연구부장)는 “사전에 사고를 방지하지 못한 것은 우리 쪽에 책임이 있지만 한미가 굳건한 동맹 관계이기 때문에 이번 일이 한미 관계 자체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도 “정부 차원으로만 보면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도 이 문제를 개인의 돌발행동으로 간주해 확대하지 않고 되도록 빨리 봉합하려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미 연합 훈련도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불의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은 포괄적 전략동맹관계를 굳건하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현재 실시 중인 ‘키 리졸브’ ‘독수리연습’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한-미 관계 잇단 마찰음…대미 외교력 시험대 올라

다만 총성 없는 전쟁인 ‘외교전’에 있어서는 이번 사건이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한·중·일 과거사에 대한 공동 책임 발언을 계기로 국내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까지 터지면서 양국 간 불편한 기류가 짙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동맹과 미국 내 대한(對韓) 여론을 감안해 부정적 인식이나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미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는 한편 대외 메시지를 관리하는 등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미외교에 있어서도 우리 정부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는 분석이 많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제일 걱정되는 것은 미국의 국민감정을 해칠까 하는 것”이라며 “우리에 대한 미국의 우호적 감정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에 더 잘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현욱 교수는 “이번 사건으로 우리 정부가 미국에 빚 아닌 빚을 지게 됐다”며 “워싱턴에서 (과거사 관련) 일본과의 외교대결에 있어 일본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전화위복의 계기’ 될 수도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오히려 최근 삐걱거리는 한미 관계의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대우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개인의 극단적, 돌발적 행동으로 우리 국민들도 매우 안타까워하는 상황”이라며 “양국에 공동의 위협이 생긴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우리가 후속 조치에 엄정하고 성의 있게 임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노력해 나간다면 한미 간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번 기회에 국회에 계류되고 있는 대테러법 처리도 고심해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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